올해의 개막작은 독립영화 차기작 프로젝트 인디트라이앵글2017의 <너와 극장에서>(유지영, 정가영, 김태진 연출)입니다. 2009년 시작된 인디트라이앵글은 젊은 신진 작가를 발굴하여 단편을 제작지원하고, 옴니버스 장편으로 개발하여, 최종적으로 극장 개봉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극장’이라는 공통의 제시어 아래 여러 창작자가 뜨거운 여름을 보낸 결과, 마침내 <너와 극장에서>가 완성되었습니다. 작품은 세 개의 옴니버스로 구성됩니다.<극장쪽으로>(유지영 연출)는 지방 도시에 거주하는 파견직 사무 노동자의 쓸쓸한 일상을 따라갑니다. 지루한 생활과 뜻밖의 설레임이 교차하는 어느 하루, 인물의 외로움이 기대와 위로의 공간인 극장에 낯설게 투사됩니다. <극장에서 한 생각.>은 정가영 감독 특유의 도발적 감각과 연출 스타일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극장이라는 환영의 공간에 걸맞게 영화적 스펙터클을 간결한 구조로 힘있게 밀어붙입니다. 김태진 감독의 <우리들의 낙원>은 영화를 사랑하는 씨네필을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소소한 실수에서 출발한 해프닝이 로드무비를 경유해 여러 인물이 좌충우돌하는 소동극으로 발전합니다. 세 작품 모두 개별 에피소드의 개성이 살아있으면서도, 리듬과 호흡에 있어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인디트라이앵글 프로젝트의 전통답게 매 작품마다 참신한 연출과 더불어 독립영화가 사랑하는 배우의 얼굴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번 작품은 네이버, 서울영상위원회, KT&G상상마당, 미디액트, 진미디어의 협력을 통해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독립영화 감독, 배우, 스탭의 고군분투가 반영된 소중한 결과물입니다.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개막작 <너와 극장에서>는 서울독립영화제2017을 시작으로 진짜 극장이라는 세계로 나아갑니다. 많은 성원과 기대바랍니다.
김동현(서울독립영화제2017 집행위원장)
<너와 극장에서>
대구의 한 공공기관의 리셉션에서 일하고 있는 선미. 낯선 도시에서 일하는 탓에, 친구 하나 없이 사무적으로 일할 뿐이다.
특별한 사건 없이 매일 같은 점심만을 먹는 그녀에게 어느 날 쪽지 하나가 전달된다. “극장에서 만나자” 는 쪽지. 누구일까?
혹시 내게 작은 호의를 보여준 저 사람일까? 똑같은 일상 가운데에 찾아온 작은 사건 하나가 그녀의 알 수 없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러나 쪽지를 보고 찾아간 낯선 극장에서 그녀는 길을 잃고 헤맨다.
낯설고 생경한 사람들 사이에서 선미는 비로소 자기 내면 속의 깊은 고독과 마주하게 된다.
Episode 2. 극장에서 한 생각. A thought in the theater.| 정가영
Episode 3. 우리들의 낙원 So Close To Paradise | 김태진
생산직 반장 은정은 출납 리스트를 가지고 사라진 민철을 찾기 위해 그를 알고 있다는 사람들을 만나 그가 자주 간다는 어느 극장을 찾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