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옥

서울독립영화제2024 (제50회)

장재경 | 2024 | Fiction | Color+B/W | DCP | 30min (E) World Premiere

TIME TABLE
11.29(금) 14:30-15:55 CGV압구정(본관) 3관 GV, 12
12.1(일) 18:00-19:25 CGV압구정(본관) 2관 GV, 12
12.4(수) 11:10-12:35 CGV압구정(본관) 2관 12
SYNOPSIS

오랜 연인이자 극단 배우인 유리와 병우는 자신들이 주연을 맡은 연극 <연옥>의 무대 위에서 서로의 진심 어린 거짓을 확인한다.

DIRECTING INTENTION

흔들리는 마음속에 가려져 있던 진실을 찾아서.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장재경

장재경

STAFF

연출 장재경
제작 이레윤
각본 장재경
촬영 송다빈
편집 장재경
조명 정진혁
음악 심희정
미술 하진욱
사운드 오재혜
출연 김승화, 신진영, 국형, 윤성진, 방태원

PROGRAM NOTE

영화가 영화다운 점은 무엇 때문일까. 이 영화는 핸드 헬드 망원 샷들로 움직이는 인물들을 집요하게 담아낸다. 그리고 빛을 담아낸다. 터널을 통과할 때 보이는 가로등 불빛, 무대 조명, 배우들의 눈에 반사된 빛. 영화는 빛과, 타인의 얼굴이 영화적인 것은 아닐까 질문한다.
이러한 질문에 응답하기 전에 관객들은 배우들의 연기에 매료된다. 유리 역의 김승화 배우와 병우 역의 신진영 배우, 그리고 다른 역할의 배우들도 눈을 뗄 수 없는 연기를 보여 준다. 대사로 표현하지 않고 몸으로, 얼굴로 말한다. 형체를 가늠할 수 없이 흔들리는 커튼 같은 연인들의 얼굴을 보는 것은 언제나 흥미롭다. 이렇게 아름답게 조명을 비춘다면 더욱 그렇다. 변해 버린 사랑 앞에서 무너지는 얼굴, 자신에게서 떠나 버릴까 두려워 떠는 얼굴에 감출 수 없이 터져 나오는 감정들은 프레임마다 쉴 새 없이 변화한다. 그 움직임을 가장 잘 드러내는 방법을 고안한 것이 바로 이 영화다.
연인들은 몇 번이고 뒤돌아본다. 뒤돌아보고 멀어졌다가, 다시 서로에게 돌아와 안기고, 또 멀어지며 뒤돌아본다. 그들과 함께 관객들도 뒤돌아본다. 왔다 갔다 하며 맴도는 그들의 움직임은 마치 왈츠를 추는 것처럼 나름의 리듬을 가지고 이어진다. 터널을 통과하고, 에우리디케가 오르페우스의 손을 잡고 계단을 올라가는 것처럼 어딘가를 지나갈 것 같지만, 다시 되돌아온다. 반복되는 것 같지만, 그들의 얼굴이 단 한 번도 같은 얼굴일 수 없었던 것처럼 계속 변화한다. 마침내 컬러로 바뀐 유리의 옆모습은 또다시 처음 보는 감정의 얼굴이다.

정혁기 / 서울독립영화제2024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