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의 새싹

서울독립영화제2024 (제50회)

단편 쇼케이스

권아람 | 2024 | Documentary | Color | DCP | 27min (KN,E)

TIME TABLE
12.1(일) 14:20-15:43 CGV압구정(신관) ART2관 GV, 12
12.3(화) 15:10-16:33 CGV압구정(본관) 3관 GV, 12
SYNOPSIS

역사의 파도가 지나간 자리에 심은 체리 나무는 풍성하게 열매를 맺는다. 라이사, 타마라, 라파엘, 소냐, 블라디미르, 레라, 콘스탄틴. 우리는 이 여행에서 만났던 사람들의 이름을 잊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쌉쌀했던 체리 열매의 맛도.

DIRECTING INTENTION

우리의 여행은 우슈토베에서 시작되었다. 1937년의 강제 이주는 고려인들에게 새로운 삶의 시작을 의미했다. 추위와 빈곤으로 혹독했던 시절을 지나온 지금, 그곳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그리고 그들은 자신의 ‘뿌리’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FESTIVAL & AWARDS

2024 서울국제여성영화제

DIRECTOR
권아람

권아람

2018 퀴어의 방
2018 463 포엠 오브 더 로스트
2023 홈그라운드

STAFF

연출 권아람
제작 Diana Tursyn
각본 정지오 JUNG Jio , Nurken Ordabekul
촬영 Nurken Ordabekuly, 정지오 JUNG Jio
편집 정지오 JUNG Jio
출연 Raisa Nogay, Tamara Shichkina, Rafael An, Alexander Nogay, Arthor Pak, Baba Sonya, Vladimir Li, Konstantin Kim, Lera Kim

PROGRAM NOTE

이국적인 풍경과 애조 어린 음악, 청명한 여름 날씨에 걸맞은 옷차림. 화면 속 정보를 파악하느라 분주할 때쯤 덤덤한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나는 조상들의 땅에서 태어나지 않았고 거기에 묻히지도 않을 것이다. 친구가 위안을 준다.” 그렇다면 그는 어디에서 왔는가. 그의 친구는 누구인가. 영화는 역사적 정보를 세세히 늘어놓는 대신, 한 집에 방문한다. 그곳엔 강제 이주 열차에 관한 기억을 품고 사는 이가 있고, 그의 가족과 벗이 있다. 1937년 소련은 연해주를 터전으로 살아가던 고려인 약 17만 명을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강제 이주했다. 고려인을 자국민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일본과의 전쟁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외견상 고려인을 일본인과 구분하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영화 속 증언이 일러 주듯 이주의 결정과 시행은 폭력적이었고, 다수 고려인이 그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다. 다만, <체리의 새싹>은 울분이나 고통에 머무르지 않는다. 세대, 성별, 직업 등 서로 다른 조건과 개성을 지닌 인물들이 화면을 채우며 다양한 이야기가 흘러나오도록 돕는다. 덕분에 영화 속엔 우월감에 도취되지도 패배감에 잠식당하지도 않는 당당한 초상이 자리한다. 그들이 어디에서 왔든 기꺼이 친구가 되겠다는 듯 카메라는 오래 인사를 보낸다.

차한비 / 서울독립영화제2024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