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logue : the Arriving and Vanishing
서울독립영화제2024 (제50회)
단편 쇼케이스
이승언 | 2024 | Animation | B/W | DCP | 10min (E)
TIME TABLE
12.1(일) | 15:20-16:49 | CGV 청담씨네시티 프리미엄관 | E, GV, G |
12.5(목) | 15:10-16:39 | CGV압구정(본관) 2관 | E, GV, G |
SYNOPSIS
한 남녀가 바닷가 옆 카페에 마주 앉아 있다. 서로의 마지막 순간을 마주하는 동안 과거의 장면들이 파도 소리와 함께 그들 머릿속을 스쳐 간다.
DIRECTING INTENTION
헤어짐의 시간 동안에는 특별할 것 없는 표어들만이 오고 가며, 그 절제된 시간의 표면 아래로 수없이 많은 감정과 기억의 암류가 흐른다. 이 애니메이션 작품은 그 짧은 시간 동안의 감정의 응축과 그 감정들이 스치고 지나가는 기억의 질감을 시각화하고자 하는 데에서 시작되었다.
FESTIVAL & AWARDS
2024 제20회 서울인디애니페스트
DIRECTOR

이승언
2019 사연은 변기를 타고
2021 푸른
STAFF
연출 이승언
제작 이승언
각본 이승언
촬영 이승언
편집 이승언
음악 미구엘 오테로
출연 정환, 이주연
애니메이션 이승언, 김유진, 지첸 리
PROGRAM NOTE
작은 소음만이 번지는 카페. 바다가 보이는 창가는 환하지만 우울하고, 마주 앉은 연인은 서로를 바라보지 않는다. 아무것도 없는 창밖만 물끄러미 보거나, 애꿎은 커피잔만 매만지는 두 사람의 모습을 통해 이들이 마주하고 있는 것은 이별임을 직감한다. 잔잔하게 흘러가는 구름과 함께 숨죽이다 보면 의미를 파악하기 힘든 두 사람의 과거가 썰물처럼 떠내려간다. 그리고 다시 사랑과 애정이 충만했던 시간의 기억이 밀물처럼 덮쳐온다. 이별을 앞둔 이들은 아무런 말도 행동도 하지 않지만 ‘간직하고 싶어.’ 꼭 쥐면 쥘 수록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그려지고 지워지는 해변의 낙서처럼 순간의 장면들이 파도에 쓸려가고 언젠가부터 마주 본 기억이 없는 두 사람의 공간 역시 정리되고 있었다. 부는 바람, 쓸려오는 파도, 달리는 자전거와 사람들. 무채색의 선과 면을 통해 연인의 시간들을 정적이면서도 거칠게 표현하지만 헤어짐의 이유나 서사는 말해 주지 않는다. 어느 틈에 조각난 마음들과 억지로 끼워 맞추려 해도 어색해 그저 흘러가는 시간 속에 선명하게 남아 버리는 어두움으로 사랑과 이별을 갈음한다. 다양한 형태로 언젠가 찾아올 이별의 순간. 그 시간이 밀고 올 지금의 장면들을 우리는 각자 어떤 느낌으로 간직할 것인지 불어치는 파도 소리를 BGM 삼아 떠올려보게 된다.
박사라 / 서울독립영화제2024 기획운영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