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거미

서울독립영화제2024 (제50회)

단편 쇼케이스

박세영 | 2024 | Fiction | Color+B/W | DCP | 18min

TIME TABLE
11.29(금) 16:50-18:21 CGV압구정(본관) 3관 GV, G
12.1(일) 15:10-16:41 CGV 청담씨네시티 3관(컴포트석) GV, G
SYNOPSIS

남자랑 개는 매일 해질 녘에 뒷산을 오른다.
노을이 질 때 잠시 모습을 드러내는 빛을 추적한다. 숲은 깊고 노을은 이미 졌다.

DIRECTING INTENTION

멀리서는 보이는데 가까이 가니까 도무지 찾을 수 없다.

FESTIVAL & AWARDS

2024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 심사위원특별상
2024 제26회 정동진독립영화제
2024 제24회 서울국제대안영상페스티벌
2024 제16회 대단한단편영화제
2024 제2회 서울은평청년영화제

DIRECTOR
박세영

박세영

2022 다섯 번째 흉추
2024 괴인의 정체
2024 기지국

STAFF

연출 박세영
제작 박세영
각본 박세영
촬영 박세영
편집 박세영
조명 박세영
음악 박세영
미술 박세영
출연 박윤만, 사랑이

PROGRAM NOTE

산이 보인다. 분명 영상임에도 불구하고 회화 같기도 사진 같기도 하다. 산의 형상 위로 한 남자의 코 고는 소리가 들린다. 그 남자의 꿈속을 보고 있는 듯하다. 바깥을 보며 낑낑거리는 하얀 개의 소리에 잠에 서 깬 남자는 개를 데리고 문밖으로 나선다. 목줄을 하지 않고 자유롭게 천을 걷는 남자와 개를 보면 현실인지 아직 남자의 꿈속인지, 아니면 그저 기억 속 어느 날인지 알 수 없다. 남자는 개와 함께 산을 오른다. 화면에 비친 산의 장면에 남자의 얼굴과 개의 형상이 덧씌워진다. 카메라는 개의 얼굴을 아주 가까이에서 잡는다. 화면 속 개를 보고 있으면 알 수 없는 그리움과 슬픈 감정이 밀려온다. 이어서 나타나는 변동하는 이미지들은 남자와 개가 같은 시간선에 없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 흐릿해지는 개의 형상을 그저 바라만 보며 올라오는 감정으로 인해 우리는 기억 속에만 남아 있는 존재를 얼마나 그리워하고 있는지 알게 된다. 상실 후 찾아오는 가장 큰 그리움은 아마 익숙하게 반복되던 일상이 아닐까. 남자에게 그 공간은 산이었다. 그 산에서 개는 남자 옆에 너무 당연하게 존재한다. 박세영 감독은 죽은 반려견에 대한 그리움을 자신만의 감각과 재능으로 시각화하였다. 마지막 자고 있는 남자의 뒷모습과 영화 시작에 들려오던 코 고는 소리 위로 한 줄 문장이 올라온다. 감독은 모두의 ‘박바비’를 기억 속에서 꺼내 주었다.

박수연 /서울독립영화제2024 프로그램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