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고

서울독립영화제2025 (제51회)

남연우 | 2025 | Fiction | Color | DCP | 13min (K) World Premiere

TIME TABLE
11.29(토) 13:10-14:48 CGV압구정(신관) 4관 GV, G
12.1(월) 17:30-19:08 CGV압구정(신관) 4관 GV, G
12.4(목) 15:20-16:58 CGV압구정(신관) ART1관 G
SYNOPSIS

한이 장을 떠나고, 장은 한을 기다린다.

DIRECTING INTENTION

영영 알 수 없어지고 나서야 알고 싶어지는 것들이 있다. 날개 뼈, 손바닥 속 주름들, 빛에 잡아먹히기 직전의 윤곽, 나를 바라보는 얼굴.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남연우

남연우

2022 어제의 바람
2024 소파가 있는 꿈

STAFF

연출 남연우
제작 남연우
각본 남연우
촬영 나연
편집 남연우
조명 나연
미술 남연우
녹음 박우성
출연 김병구, 신준우

PROGRAM NOTE

한과 장은 서로를 사랑하는 듯하지만, 영화는 두 사람이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 주지 않는다. 그들은 다른 시공간에 있거나, 같이 있더라도 별다른 언행을 취하지 않으며, 늘 무언가를 기다리듯 잠잠하게 존재한다. 그들이 교환하는 시선은 카메라 프레임에 의해 잘리고, 어둠에 먹히어 쉽사리 감지되지 못한다. 다시, 한과 장은 서로를 사랑했던 듯하지만, 이제는 서로 볼 수 없는 것 같다. 그렇다고 유추할 수밖에 없다. 영화는 둘의 서사와 감정을 명확하게 내뱉지 않는다. 두 사람이 각자의 일상을 지내고 생각에 빠지어 무언가를 보거나 걷는 일들, 혹은 두 사람이 함께 버스를 타고 어딘가에 간 기억의 흔적만이 혼재되어 그려질 뿐이다. 그럼에도 <희고>는 인물들이 풍기는 우수의 서정을 관객에게 분명하게 전한다. 애매하게 닿은 손의 자그마한 떨림, 장과 한이 바깥을 보는 표정, 디졸브 되는 얼굴의 선과 무력함을 티 내는 안면의 조형들, 선선한 가을의 정경, 큰 어둠과 작은 빛, 누군가를 기다리는 움직임과 그 유예의 시간. 그렇게 <희고>는 함께 있지 않고, 보이지 않는 이들의 사랑을 이미지로 확고하게 감지시킨다. 단편영화가 시적으로 함축할 수 있는 감정의 최대치가 <희고>에 있다고 확신한다.

이우빈 / 서울독립영화제2025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