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걸다 鬼

서울독립영화제2025 (제51회)

이승환 | 2025 | Fiction | Color+B/W | DCP | 18min (K) World Premiere

TIME TABLE
11.29(토) 14:40-16:12 CGV압구정(신관) ART2관 GV, 12
12.1(월) 11:30-13:02 CGV압구정(신관) 4관 GV, 12
12.4(목) 13:00-14:32 CGV압구정(신관) ART1관 GV, 12
SYNOPSIS

한 장애인이 가족과 사회, 제도의 무관심 속에서 착취와 학대를 견디다 끝내 생계의 마지막 끈이던 수급비마저 사기당하고 생을 마감한다. 그는 아무에게도 기억되지 못한 채 건물 옥상에서 몸을 던지고, 그 후 ‘휠체어 귀신’의 괴소문이 퍼지며 건물은 버려진다. 건물주는 귀신 퇴치를 위해 유튜버, 경찰, 무속인까지 부르지만 모두 실패한다. 그 귀신은 단순한 원혼이 아닌, 사회적 방치 속에서 죽어간 이들의 집단적 분노였다. 마침내 장애인 무당이 나타나 귀신의 언어를 듣고, 그의 생전의 고통을 마주한다. 무당은 귀신의 슬픔을 이해하며 진혼 의식을 치르고, 끝내 귀신을 달래기 위해 건물주의 아내이자 사기범이었던 사회적 기업 대표의 집 앞에서 마지막 굿을 올린다. 사회가 외면한 목소리가 여전히 계속된다.

DIRECTING INTENTION

‘장애 귀신’과 ‘장애 무당’이 싸운다는 상상. 장애 귀신은 사회가 장애인에게 씌우는 차별이라는 낙인을, 무당은 그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가는 힘을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두 존재의 싸움은 결국 누가 이기고 지는 싸움이 아니라, 차이를 차별로 만들지 않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찾는 과정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차별을 다 받고 있습니다. 나치 T4 정책은 상황에 따라 언제든 어디에서 다시 생길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장애는 특별한 약점이나 불행이 아니라, 그냥 다른 삶의 모습일 뿐입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장애와 비장애를 가르는 경계가 무의미하다는 것을, 상상의 싸움을 통해 그저 같은 인간의 슬픔과 분노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이승환

이승환

2020 메이즈-레지스탕스

STAFF

연출 이승환
제작 세종보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프로듀서 이정숙, 이승용
각본 이승환
촬영 이승환
편집 이승환
조명 이승환
미술 세종보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출연 이석준, 문경희, 황성규, 이초령, 이미경, 김강현, 정문용, 이승환, 손거정, 홍춘희, 김명희

PROGRAM NOTE

한 빌딩 건물주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건물에 귀신이 출몰하는 바람에 경비원도, 입주 상가들도 모두 떠나 버린 것이다. 귀신이 출몰한다는 소식에 유튜버, 경찰 등이 찾아오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이 귀신이 왜 하필 이곳에 출현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무속인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어떤 관객들은 영화의 시작부터 한동안 당황스러울 것이다. 이 투박한 만듦새는 어디까지 의도된 것이고 얼마나 장난스럽게 찍힌 것일까? 분명 ‘멀끔한’ 영화는 아니다. 그러나 이 영화를 끝까지 지켜보고 나면, ‘완성도’ 같은 관성적인 기준으로 이 작품을 판단하는 것이 적절한지 생각해 보게 된다. 그리고 어떻게 이 영화가 탄생하게 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판단에 대한 의지를 압도한다. 영화의 중반부까지는 이야기 속 귀신의 정체도, 영화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요소들도 관객에게 의문을 남긴다. 그러다 이 영화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무속인이 등장하면서부터 귀신의 사연이 밝혀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 영화의 정체도 그때부터 드러난다.

최하나 / 서울독립영화제2025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