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고잉 홈

서울독립영화제2007 (제33회)

본선경쟁작(단편)

김영란 | 2007|Documentary|DV|Color|34min 23sec

SYNOPSIS

우리에게 Home이란 어떤 곳일까? 그리고 그 곳에 머무는 '나'는 누구일까?
입양인이라고, 트랜스젠더라고, 레즈비언이라고, 성노동자라고, 낯선 한국말로 자기를 소개했던 혜진. 그녀가 "그녀의 뿌리 혹은 한 줄기"를 찾아서 한국을 방문했을 때의 이야기. 과연 혜진은 한국에서 또다른 Home을 찾을 수 있었을까?

DIRECTING INTENTION

술에 취한 밤, 이태원의 길거리에서 “내가 누구인가와 관계 없이 즐겁고 싶었다”라고 토로한 혜진의 지나는 말이 가슴을 울렸다. 태어나자마자 부여 받고 간주 당하고, 다시 자기 것인 양 인지하고 마는 정체성이라는 것은 사실 무척 불안정하며 그 불안정함이 삶의 큰 키워드가 되어 버리기도 한다.
다양성이 공존하는 세상-이란 실로 얼마나 어렵고 이상적인 것인지. 그래도 버리지 않는 이상, 이 작품에 그에 기여할 수 있다면 좋겠다.

FESTIVAL & AWARDS

2007년 인디포럼
2007년 서울LGBT필름페스티벌

DIRECTOR
김영란

김영란

 

STAFF

연출 김영란
애니메이션 정결

PROGRAM NOTE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고 한다. 광고에서든, 올바른 교육은 이런 것이라는 얘기들 속에서든, 이런 말을 많이들 한다. 그리고 누구나 그러해야 한다고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은 중요한 얘기지만 박제화된 교훈과 같다. 나의 일상과 섞이는 순간, 다름을 인정하는 것-존중까지는 아니더라도-에 사람들은 인색하다. <언/고잉 홈>은 2006년 5월, 두 번째로 5주간 한국을 방문한 혜진의 여정을 따라가는 다큐멘터리이다. 혜진을 표현하는 여러 말들이 있다. 입양인, 유색인, 트렌스젠더, 레즈비언, 성노동자-그녀를 묘사하는 말들이다. 이 표현들은 혜진의 정체성을 말할 수 있는 말들은 아니다. 그저 다름을 말하는 것일 뿐이다. 하지만 다르다는 것이 틀린 것으로 이어지는 사회 속에서 혜진의 삶은 쉽지 않으며 자신의 정체성에 불안함을 느낀다. 다름과 차이가, 차별과 질시가 되는 세상은 혜진의 뿌리 찾기 여정에도 생채기를 낸다. 하지만 담담하게 자신의 여러 표현을 인정하는 혜진의 모습에서 혜진의 정체성이 다름 속에 있을 뿐, 그것이 그녀의 정체성을 뒤흔들고 불안한 존재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혜진을 통해 보게 된다. 오히려 그녀의 이 두 번째 고국 방문 여정을 통해 관객은 자신의 정체성의 흔들림을 느끼게 된다.

함주리 / 서울독립영화제2007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