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낯선 물체
서울독립영화제2007 (제33회)
해외초청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 Thailand | 2000 | Documentary | 35mm(Beta) | Color | 83min
SYNOPSIS
이 영화는 태국에 살고 있는 여러 다른 삶들에 대한 일부 픽션이며, 일부는 다큐멘터리이며, 일부는 가짜 다큐멘터리이다. 이 영화는 준비된 시나리오 없이 인물들을 따라가며 촬영되었고, 태국에서 독립적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현대영화이다.
감독은 북쪽에서 남쪽으로 태국을 가로지르는 여행을 떠나며, 그 여정에서 만난 여러 삶의 모습을 기록한다. 이 과정에서 영화에 등장한 인물들은 이야기가 이어지기를 원한다. 다른 도시에서 만난 다음 사람은 자유롭게 스토리를 요약하도록 주문받으며, 그 사람은 아무 지점에서든 시작할 수 있으며, 변화를 만들어내며, 또 다른 이야기를 이어간다. 영화는 극영화의 완벽하고 흠 없는 이야기를 만드는 대신, 각자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드러내는 다큐멘터리적 작업과정을 보여준다. 남쪽으로의 여행을 마친 이후, 영화 스태프들은 방콕으로 돌아와, 촬영한 소스로 비전문 배우들이 연기한 극영화를 만든다.
DIRECTOR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STAFF
PROGRAM NOTE
아핏차퐁 위라세타쿤의 첫 장편영화. 영화는 생선 통조림을 파는 트럭을 따라 미로처럼 얽힌 방콕 시내를 유영하며 시작한다. 기구한 인생사를 이야기하는 여성을 기록하던 카메라는 갑자기 그녀의 말을 끊고 질문을 던진다. “이야기 하나 해 주시겠어요?” 이 질문과 함께 영화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나아간다. 머뭇거리던 여성은 장애인 학생과 그의 가정교사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20세기 초반 초현실주의자들이 ‘시체놀이 Exquisite Corpse’는 이름으로 그림을 덧붙여 나갔던 것처럼, 태국 북부에서 남부를 가로지르는 긴 여행길에 만난 여러 사람들이 그녀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이어나간다. 시골의 노파, 태국 전통 예술단, 도시의 젊은이들 등, 다양한 계층의 등장인물들이 덧붙여나가는 ‘이야기들’은 일상적인 태국의 풍경들 뿐 아니라 TV 자료화면, 전통적인 멜로드라마의 이미지와 얽혀든다. 그러나 그들이 이야기에 집중할수록, 이야기는 점점 더 모호해진다. 결국 <정오의 낯선 물체>가 따라가는 것은 완성된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이야기들‘을 쓰고, 지우고, 다시 쓰는 과정 자체이다.
김소혜 /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프로그래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