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블루스
서울독립영화제2005 (제31회)
독립다큐멘터리 초청
최하동하 | 2005 | Documentary | DV | Color | 105min
SYNOPSIS
서울에는 2만여대의 법인택시와 4만여대의 개인택시, 도합 7만여대의 택시가 시내를 누빈다. 보통 12시간 근무, 주야 2교대로 근무하는 택시 기사들은 하루에 20-30회 승객을 태워야만 8-10만원대인 사납금을 채우고 잔돈푼을 가져간다. 그렇게 그들은 서울 구석구석을 달리고 다종다양한 사람들을 옆자리 혹은 뒷자리에 앉힌다, 2003년 8월, 난 그 7만여대의 택시 중 한 대를 몰기 시작했다.
DIRECTING INTENTION
이 영화는 “택시”와 “블루스” 보다 “서울”과 “묵시록”에 가까이 있다. 관찰자인 택시기사의 눈을 통해 바라본 서울은 요한계시록의 구절처럼 온갖 상징과 모호함으로 도배되어 있다. 고담시의 끝은 멀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많은 승객들이 “말세”를 들먹이고 “희망없다” 하고 “뒤집어져야” 속이 후련하겠다 한다. 이 영화는 그들이 살아내는 도시적 삶과 종속당한 일상의 풍경들을 보여주고자 기획되었다. 현재의 관객들보다 30년뒤의 관객들이 그들의 도시적 삶과 일상적 풍경의 맹아를 발견할 수 있는 그런 느낌으로 받아 들이길 바란다.
FESTIVAL & AWARDS
2005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
제2회 CJ 아시아 인디 영화제
DIRECTOR

최하동하
STAFF
연출 최하동하
제작 빨간 눈사람
프로듀서 김일권
촬영 최반
편집 최하동하
조연출 이명희
음악 정성환
PROGRAM NOTE
자신의 새로운 직업으로 택시운전사를 선택한 다큐멘터리 감독. 그는 하루 20여 회 승객을 태우고 250킬로 이상을 달리고 10만원대의 사납금을 지불해야 하는 고된 노동자이다. 택시기사이자 감독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인간군상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 택시 안에 카메라를 설치한다. 술에 취해 몸도 가누지 못하는 사람. 거리의 사람들에게 욕지거리를 해대는 사람. 막무가내로 여자를 구타하는 남자. 차 안에서 소리지르면서 생일을 축하하는 젊은이들. 영화는 이렇게 제 정신이 아닌 듯한 모습을 마치 훔쳐보는 기분으로 관람하게 만든다. 늦은 밤이나 새벽 술에 취해 택시를 타본 사람이라면 그들이 자신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삶에 찌들고 벗어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누구에게 항의하거나 불만을 털어놓지도 못하고, 작은 택시 안에서 익명의 택시 기사에게 자신의 치부를 쉽게 드러내는 사람들. <택시 블루스>는 세상 속의 인간들이 택시라는 작은 공간에서 행하는 행위 자체에 집중한다. 미니멀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그 행위와 언어들은 매우 역동적인 퍼포먼스처럼 느껴진다. 반대로 택시 바깥의 서울 풍경은 오히려 정적이며 쓸쓸한 느낌을 전해준다. 때론 충돌하고 조우하며 교차되는 택시의 안과 밖은 우리 삶과 사회의 모습을 묘한 방식으로 드러낸다. 서울의 풍경은 이렇듯 삭막하고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 역시 정이 가지 않는다. 서울 시민은 그 속에서 부대끼며 살고 있는 것이다.
조영각 / 서울독립영화제2005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