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유명한 작가 배토벤씨와 그의 가정부
서울독립영화제2005 (제31회)
단편경쟁
곽인호 | 2005 | Fiction | Beta | B&W | 21min 13sec
SYNOPSIS
유명한 작가 베토벤씨는 어느날...
대단한 작품을 쓰려고 몰두한다.
그러는 사이 가정부는 그의 집을 몽땅 털어가는데....
DIRECTING INTENTION
우리들은,
그것도 세상을 좀 더 적극적으로 창조적으로 살아보겠다는 의지를 가진 나는,
뭔가 '대단한 것'을 꿈꾼다.
그 내용이 정말 대단해야 할 텐데....
하지만, 우리는, 나는 또 다른 재능도 갖추고 있다.
그 '대단함'이란 어쩌면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을...
그리고 그런 허무한, 어이없는 순간,
완전히 그 속으로 함몰할 수도 있다는 것을...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곽인호
2004 <구멍>
STAFF
연출 곽인호
제작 최시영
조연출 유재경
각본 곽인호
촬영 김현종
편집 곽인호
조명 권민철
미술 이선영
음악 권세영
사운드믹싱 표용수
출연 김정호, 백아정
PROGRAM NOTE
뭔가 대단한 작품을 기획하고 있는 작가와 그의 가정부에 관한 이야기다. 그가 생각하는 대단한 작품이란 어쩌면 자기만의 착각 속에 존재하는 글인지도 모른다. 현실성 없이 진행되는 이야기 속에서 그의 가정부는 그를 기만한다. 배토벤씨가 접촉할 수 있는 외부는 그의 방에 걸려있는 포스터 속 가상의 창과 유일한 외부인, 가정부 뿐이다. 그의 가정부는 그에게 대화를 시도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배토벤씨는 그녀와 최소한의 대화도 나누지 않고 그의 세계에만 빠져있다. 그가 작품에 몰두해 있는 동안 가정부는 그를 세상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 아니면 최소한의 대화를 시도하기 위해 그의 재산을 하나씩 훔친다. 그러나 배토벤씨는 자기 집이 다 도둑맞을 때까지 아무것도 알아채지 못한 채 작품에만 몰두한다. 그리고 도둑 맞았다는 사실을 알고도 세상을 향해 닫은 문은 열리지 않는다. 그에게는 위대한 창조물이 있기 때문이다. 욕조에 누워 작품을 읽으며 자기만족에 빠진 작가는 결국 그가 그렇게 원했던 위대한 작품과 함께 배수구, 그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세상과 소통하지 않고 자신의 세계에만 빠져있는 예술은 작가의 자위행위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감독은 말하고 있다.
윤영호 / 서울독립영화제2005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