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서울독립영화제2004 (제30회)
독립장편특별전
류미례 | 2004 | Docu | DV | Color | 50min
SYNOPSIS
42살에 홀로 되어 6남매를 키운 엄마는 장한 어머니상을 두 번이나 받으며 모범적인 엄마로 칭송 받아왔다. 그런 엄마에게 남자친구가 생겼는데 6남매는 각자의 처지에 따라 반응이 엇갈린다. 엄마의 사랑을 영화로 만들려던 나는 시간이 지나면서 엄마를 엄마가 아닌 한 사람의 여자로 받아들이게 된다. 결국 이 영화는 여자이기 때문에 당해야 했던 폭력과 딸들이라서 받아왔던 차별과 그러나 엄마이기 때문에 힘을 얻을 수 있었던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게 된다.
DIRECTING INTENTION
2001년, 엄마가 되었다. 일과 육아 사이를 방황하며 아이에게 죄책감을 느끼던 나는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말에 깊이 공감하였다. 그 때 내 눈에 들어온 건 엄마였다. 보통 엄마와는 달랐던 엄마의 모습을 좋아하지만은 않았었는데 어느 순간, 엄마가 나의 미래가 되어있었던 것이다. 내 딸에게 나를 이해시키기 위해서, 나는 내 어머니를 이해하고 싶어졌다. 말하자면 이 영화는 나의 노후대책인 것이다.
FESTIVAL & AWARDS
인디포럼2004
제6회 여성영화제
제 9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DIRECTOR

류미례
2000 <나는 행복하다>
2001 <친구>
STAFF
연 출 류미례
제 작 푸른영상
촬 영 류미례, 유찬호
도움촬영 고안원석, 공은주, 나루, 문정현, 박일헌, 이미영, 이상엽
음 악 최보영
사운드 표용수
효 과 박일헌
자 막 공은주
C G 허성호
PROGRAM NOTE
딸로서 바라보는 엄마라는 대상은 아들로서 바라보는 대상과는 또 다르다. 딸에게 엄마는 절대적으로 이해하고픈 대상이고 다독여주고 싶은 이지만 때론 밑바닥까지 파헤치고 싶은 대상이기도 하다. 딸과 아들이란 이름으로 이분화시켜 사고하는 것이 물론 편향적이겠지만 그들은 알지 못하는 애증관계가 있음이 당연하다. 딸들에게 엄마는 닮고 싶지 않은 미래의 '나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감독은 '아이를 업고 할 수 있는 이야기, 꼭 해야 하는 이야기’라고 영화초반 말한다. 이 말에서도 알 수 있듯 감독은 본인의 엄마와 딸 사이에 있다. 감독은 이야기를 풀어가는 동안 자신을 이기적으로 생각할까 염려스러운 딸아이의 시선을 놓치지 않고 가져간다. 이제 자신의 엄마를 이해하고픈 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딸에게 이해받고 싶은 입장에 놓여있기도 한 것이다. 또한 이들은 자신들을 둘러싼 가족의 이야기도 지니고 있다. 누군가와의 관계를 되돌아보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관계를 둘러싼 주변까지 돌아봐야 한다. 감독은 셋째 언니를 만나기 위해 엄마와 딸과 함께 러시아로 떠난다. 러시아에서 독학을 하던 셋째 언니는 결혼생활 후 십년 공부를 접은, 감독이 닮고 싶지 않은 불안한 미래이다. 딸들에게 두려운 미래가 엄마이듯 감독에게 셋째 언니는 엄마와 중첩되는 대상이다.
엄마를 이해하고 싶어 시작했던 이야기는 어느새 여자로서, 딸로서, 엄마로서 살아가야 하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되어간다. 한 가족 안의 여자이기 때문에, 딸이기 때문에 차별받아왔던 것은 이 땅에서 살아가는 모든 여성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류미례감독이 시작한 엄마이야기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엄마와 딸들을 위한 작은 위로이며 세대간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이야기다.
이지연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