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길을 물었다
서울독립영화제2004 (제30회)
중편경쟁
오종환 | 2004 | Documentary | DV | Color | 44min 28sec
SYNOPSIS
12시 30분 삼보일배는 시작 되었다.
그 길 위에서 나는, 새로운 길을 만났다. 낮은 삶으로 가는 길이었다.
욕심과 성냄, 어리석음(三배)을 물리치는 삼보일배의 길 위에서 내가 만난 사람들은 세상을 줄여놓은 것과 다르지 않았다. 거기에선 "욕망과 버림, 풍요와 나눔"이 치열하게 서로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다투고 있었다.
나는, 삼보일배의 길 위에서 다시 세상을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다.
길 위에서 친구들을 만났다. 그들은, 이제 생명과 평화를 나누려는 몸짓으로 다시 길 위에선 사람들이었다. 춤과 노래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 나누려 한다.
나에겐 새로운 눈뜸이었다. 눈을 뜨고 바라본, 새만금 갯벌은 삶의 길 위에서 만나는 생명의 터전이다. 나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길 위에서 길을 물었다.
DIRECTING INTENTION
이 영화는 내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기록이다. 삼보일배에서 만난 사람들도, 부안 사람들도, 전북 사람들도, 고은식씨와 계화도 사람들도, 길 위에서 만난 친구들도 평화유랑단도, 그리고 아무런 상관도 없는 것처럼 무관심한 세상사람들도. 세상사람들은, 내가 함께 살아내야 하는 "우리"다. 스스로 생명임을 자각하고 생명에 대한 존경심을 되찾지 못한다면 "우리"는 없다.
그것은 "새만금 갯벌"뿐만 아니라 온 나라의 아니, 온 세상에서 길을 닦기 위해 산이 파헤쳐지는 한 바다와 갯벌이 메워지는 한, 싸움과 전쟁으로 자연이 죽어가는 한, (우리가) 생명이 "살 길"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나는, 그 길을 사람들에게 묻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제1회 부안영화제
제1회 환경영화제
DIRECTOR

오종환
1999 <생까지마> 1999 <우리가 잃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 2000 <길거리 문화가 꽃핀다> 2004 <길 위에서 길을 물었다> |
STAFF
연 출 오종환
영 역 문용성
편 집 박윤경
녹 음 김강오
작 곡 김주희
PROGRAM NOTE
환경과 생명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개발을 선택할 것인가? 이 문제는 여전히 우리 사회의 중요한 화두이다.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문제는 앞으로도 여전히 유효한 것임과 동시에 매우 논쟁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그 논쟁의 중심에 바로 부안이 있었고, 그 시작은 바로 새만금 갯벌 간척사업을 둘러싼 논란이었다. 이 작품은 바로 새만금을 살리기를 위해 2003년 봄에 행해졌던 삼보일배에서 시작한다. 감독은 세 걸음 걷고 한번 절하는 단순하지만 고행과 같은 행진을 기록하면서 스스로에게 그리고 관객들에게 새만금과 생명에 대해서 질문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삼보일배의 길에서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자연과 생명, 평화 그리고 삶에 대해서도 질문하고 답을 듣는다. 새만금을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과연 삼보일배를 통해 새만금을 살릴 수 있기는 한 것인가? 서울로 향했던 3보 1배가 끝난 후 감독은 참여했던 사람들의 이후 모습들을 쫓으며 참가자들의 삶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이를 통해서 감독은 삼보일배를 행했던 길 위에서, 삶의 길이 어떠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우리들에게 되묻고 있다. 이마리오 서울독립영화제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