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담
서울독립영화제2009 (제35회)
본선경쟁(단편)
김도연 | 2009|Fiction|Color|HD|29min 50sec
SYNOPSIS
가족들은 외국에 나가있고, 회사는 놀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이고. 명준에게 유일한 즐거움은 재수생인 호영과 만나는 것 뿐이다. 하지만 어느날 호영은 사라지고, 호영의 여자친구라는 영미가 나타나면서 명준은 곤란한 입장에 몰린다.
DIRECTING INTENTION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항상 아름다운 것일까?
또는 그 감정이 항상 명확하고 투명한 것일까?
그 감정이 나를 곤란하게 만들 때, 나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특별한 것 같으면서도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
FESTIVAL & AWARDS
프리미어
DIRECTOR

김도연
2009 < 뽁뽁이 >
STAFF
연출 김도연
각본 김도연
촬영 정재근
편집 김도연
음향 정채웅
출연 박봉서, 박정민, 김명선
PROGRAM NOTE
영화를 다 본 다음 돌이키면 ‘연애담’이라는 제목은 마치 시치미를 뚝 뗀 농담처럼 보인다. 분명 가족이나 친척은 아닌 노인과 청년이 팔짱을 끼고 모텔로 들어가면 관객은 어리둥절해진다. 저 둘이 연인 사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영화는 그들의 연애담 인가? 그런데 도입부가 지나면 영화는 격렬한 이야기로 감정의 방향을 바꾼다. 분명 차갑게 날이 서있는 이야기인데도 영화는 무뚝뚝한 스타일로 일관하고 있어서, 인물의 감정과 그들이 겪는 상황을 시침 뚝 떼고 늘어놓고 있어서, 이런 분위기가 이상하다 못해 기이하기까지 하다. 노인은 돈도 있고 욕망도 있으며 자신의 욕망을 구체화 시킬 방법도 안다. 그는 청년을 사랑한다고도 믿었다. 그러나 남자와 청년 사이에 이미 갈라져 있던 균열이 청년이 갑자기 사라지는 사건을 통해 더 크게 벌어지고, 청년의 여자 친구임을 자칭하는 여고생이 노인을 협박해오면, 때마침 찾아와 그를 당혹하게 하는 부인과, 이야기에서 잠깐 언급되는 냉정한 자식들까지 사회적인 규제가 좁혀오면 노인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과잉된 폭력과 섹스신까지 갑자기 터져 나오면서 이 위태로운 이야기는 결말로 치닫는다. 결말에 이르러 봉합될 듯 하다가 결국 그러지 못하는 이 이야기에서 가장 놀라운 건, 노인은 사랑의 대상인 청년에게는 자신의 감정을 내세우며 이기적으로 굴고 이해하지 못하지만, 정작 자신을 괴롭힌 여고생은 이해한다는 것이다. 이 영화가 연애담을 다루고 있다면 두 사람의 연애담이 아니라 노인의 연애담일 것이며, 만약 노인이 이 사랑을 통해 무언가 깨달았다면 그것은 뒤늦은 깨달음이다. 참으로 기이한 연애담이다.
김이환/서울독립영화제2009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