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의 연인

서울독립영화제2009 (제35회)

본선경쟁(장편)

정호현 | 2009|Documentary|Color|DV|93min | 특별언급

SYNOPSIS

이 영화는 디자인과 대학생인 쿠바 청년과 다큐멘터리 감독인 한국 여성이 둘이 함께 살아갈 곳을 찾는 이야기다. 춤과 음악, 체 게바라, 유기농업, 도시농업 거기에 공짜 교육, 공짜 의료로 유명한 쿠바 속으로 들어가 살아보면서 쿠바 사회의 실제 모습을 차근차근 관찰한다. 지구상의 천국일지도 모르는 쿠바, 사람 살만한 곳인가? 또 쿠바 청년이 한국을 방문함으로써 한국이 폭탄머리 흑인에게 살만한 곳인지 직접 타진해 본다.

DIRECTING INTENTION

감독은 작열하는 태양아래 춤과 음악이 흘러넘치는 나라 쿠바에 도착한다. 교육도 공짜, 의료도 공짜인 이‘색시’한 나라에 사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을까? 그러던 어느 날, 감독은 아바나 대학에서 젊고 귀여운 쿠바 청년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FESTIVAL & AWARDS

프리미어

DIRECTOR
정호현

정호현

 

1999 < 평범하지 않은 평범 >

2000 < 딸들의 명절 >

2000 < Win Win Game >

2002 < Homesickness >

2003 < 정씨 집안 딸들 >

2005 < 엄마를 찾아서 >

 

STAFF

연출 정호현
제작 이상엽, 김연호
촬영 설경숙, 네스토르 킴, 오리엘비스 파드론, 정호현
편집 정호현, 오리엘비스 파드론
음향 오리엘비스 파드론
애니메이션 오리엘비스 파드론, 네스토르 킴, 하롤드 꾸에야

PROGRAM NOTE

쿠바를 배경으로 한 최근 영화들을 보며 늘 의심스러웠다. 그곳은 물론 피델 카스트로의 나라이며 평등의 이념을 실현한 곳이고 게다가 매력적인 음악과 비범한 음악가들과 아름다운 무희들로 넘치는 곳이다. 빔 벤더스가 <브에나비스타소셜 클럽>으로, 라이 쿠더가 기타의 선율로 애정을 바치는 곳이다. 그런데도 의심은 사라지지 않는다. 쿠바 자국에서 만들어진 몇 편의 음악영화를 보면서도 그러했다. 그들이 전부 천편일률적으로 쿠바를 낙원으로 그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쿠바의 연인>은 그 점에서 명쾌하고 솔직하게, 쿠바를 비난하지 않으면서 쿠바를 말하는, 그걸 통해 대한민국까지 말하는 재치만점의 영화다. 아니 <쿠바의 연인>은 쿠바에 가서 멋진 쿠바인과 연애하여 결혼까지 한 한국의 다큐멘터리 여성감독의 일기 같은 영화이니 쿠바를 두고 맺어진 한국인과 쿠바인에 관한 개인적 러브스토리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말한다고 해서 이 영화의 시사적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다. 이 영화는 개인적인만큼 사회적으로 날카롭다. “사람들은 일하는 척 하고 정부는 돈 주는 척한다”고, “교육의 틀이 획일적”이라고, 모두가 평등한 것이 아니라 “평등하게 가난한 것”이라고, 감독의 쿠바 친구들은 말한다. 그런데 감독의 남편이 된 쿠바인 오리엘비스가 한국에 도착했을 때 한국의 한 택시기사가 그에게 하는 말이 압권이다(그건 지금 비밀이다!!). 감독은 거대담론을 쫓지 않고 자신의 변경 많은 사랑의 전선을 쫓으며 일상에서의 성찰을 멈추지 않는다. <쿠바의 연인>이라는 감독 본인조차 예상치 못했던 이 한 편의 쿠바결혼원정기(?)를 보고 있자면, 한 다큐 감독의 개인적으로 재치 있고 영민한 성찰이 세계의 대차대조표까지 만들어 낼 수도 있다는 믿지 못할 사실을 믿게 된다.

정한석/서울독립영화제2009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