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순씨 윤경씨 노동자로 만나다

서울독립영화제2009 (제35회)

다큐멘터리초청

김태일 | 2009|Documentary|Color|HDV|38min 30sec

SYNOPSIS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서울로 올라와 영등포산업선교회를 통해 노동운동에 참여한 70년대 여성노동자 송효순씨와 이랜드일반노조 사무국장인 홍윤경씨. 두 사람의 만남으로 한국에서 살아가는 여성 노동자들의 삶과 한국노동현실의 역사가 이어지고 있다.

DIRECTING INTENTION

몸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진짜배기라고 하시는 말씀처럼 노동하는 사람들 일하며 성실하게 살아가려는 사람들의 연대의 손길, 함께 평화롭게 살아가고 싶은 소망을 나누는 것, 이것이 기본이고 제가 영화 속에 담으려는 것입니다.

FESTIVAL & AWARDS

프리미어

DIRECTOR
김태일

김태일

STAFF

연출 김태일
제작 영등포산업선교회
촬영 김태일
편집 김태일
출연 송효순, 홍윤경

PROGRAM NOTE

한국 노동운동사의 산증인. 영등포산업선교회는 작년으로 50주년을 맞은 노동선교활동단체다. 주로 노동선교활동을 비롯해 비정규직 파업현장 지원, 노숙인 재활교육을 하는 곳이다. 영화는 산업선교회와 인연을 맺은 70년대 노동자 송효순씨와 현재 이랜드일반노동조합 사무국장인 홍윤경씨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영화는 현대사와 노동 운동사를 밀도 있게 그려낸다. 인터뷰를 통해 증언되는 노동현장의 과거와 현재는 참담하다. 효순씨의 이야기에서는 시대적 상황이 더 도드라진다. 그녀는 전 대일화학 노동자다. 효순씨는 산업선진국, 1억불 수출달성에 혈안이 되어 있던 박정희 정권 하에서 지옥을 경험한 세대다. 당시 기계가 고장 나야 쉴 수 있을 정도로 노동착취가 심했다. 밥 한 끼에 60원하던 시절에 하루일당은 고작 188원. 그야말로 살기 위해 일하던 시대다. 한편 영화는 윤경씨의 이야기를 통해 생계를 위협하는 현시대의 노동문제를 짚어본다. 신자유주의 질서가 도입되면서 빈부격차는 더 벌어졌다. 심지어 비정규직의 양산으로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격차마저 생겼다. 효순씨는 강철심장을 가진 노동자다. 전경 앞에서도 굴하지 않는 사람이다. 의지와 열정을 행동으로 옮기는 그녀의 모습에서 “너의 길을 걸어라”던 마르크스의 말이 유령처럼 떠다닌다. 그러나 노동자라는 공적위치와 여성, 아내, 한 아이의 어머니라는 위치사이에서 발생하는 역할갈등은 그녀를 쉴새없이 괴롭힌다. 이 또한 사회와 노동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할 문제임에 틀림없다. 이처럼 30여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노동환경은 전과 다름없이 열악하다. 영화는 영등포산업선교회의 상징적 존재를 통해, 이 땅에 아직도 미완의 노동문제가 산재해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노동자로 살아가는 삶의 가치, 즉 노동이 천대받아야 할 이유가 없음을 끊임없이 설파한다. 인생의 참 가치가 “몸으로 살아가는”데 있다고 말하는 전 산업교회 초대 총무 조지송 목사의 말에는 뼈가 있다. 머리로 세상을 이해할 수는 있어도, 머리만으로는 세상을 굴릴 수 없는 법이다. 머리와 육체가 분리된 것이 아니듯 삶과 노동은 하나의 유기체로 존재한다. <효순씨, 윤경씨 노동자로 만나다>는 노동과 우리 네 삶의 하나임을 말하는 영화이다. 

이도훈/서울독립영화제2009 관객심사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