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파제
서울독립영화제2009 (제35회)
필리핀 독립영화 특별전
마리오 오하라 | Philippines|2004|Fiction|35mm| Color |124min
SYNOPSIS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닐라만의 방파제 마을. 폭력을 피해 고향을 떠나 도시로 온 형제 부보이와 바실리오가 이 마을에 들어온다. 그들은 창녀인 파키타를 알게 되고, 바실리오가 그녀 몸에 난 상처를 치료해 주다 사랑에 빠진다.
DIRECTOR

마리오 오하라
STAFF
PROGRAM NOTE
화려한 도시 마닐라의 변방에서 도시에서 흘러나온 쓰레기에 기대어 살고 있는 방파제 마을의 사람들은 표식처럼 피부병을 앓고 있다. 불구와 기형으로 일그러진 몸들은 욕망의 흔적을 기억하듯 섹스와 폭력에 반응한다. 폭력에 떠밀려 시골마을을 떠난 두 형제는 이 곳에서 더 조직적이며 깊숙이 각인된 폭력을 경험하게 된다. 피난의 공간은 다시 한 번 탈출의 공간이 되어버리고 만다.
1970년대 필리핀 사회적 사실주의 영화의 대가로 군림하던 리노 브로카의 각본을 쓰고 조연출을 맡으며 영화를 배운 마리오 오하라에게서 브로카의 흔적을 발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의 영화에는 이전 세대가 지니지 못했던 영화적 자유로움과 느긋함 그리고 환상이 어우러져 있다.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방파제 마을의 빈곤한 길바닥 삶을 보여주고 가난한 삶 속에 처절하게 존재하는 계급과 생존법칙을 직시하고 있지만 카메라를 직시하며 노래를 부르는 거리 음악사의 독특한 음악(흥겹지만 동시에 흐느끼는 듯한)과 쓰레기로 덮인 해안가 너머 넘실거리는 눈부신 바다는 쓰레기 더미 밑에서 숨쉬는 희망을 보여준다.
조영정 /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