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밖

서울독립영화제2010 (제36회)

본선경쟁(단편)

장은주 | 2010|Experimenatal|B&W|HD|22min34sec

SYNOPSIS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경계
열열이 한 쌍을 이루는 온전한 세계

DIRECTING INTENTION

영화의 절반은 어둠이자 눈감음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절반은 빛이 닿은 몸의 일부를 내보이는 것일 게다. 어둠과 빛의 배치와 균형, 그 사이 긴밀한 교섭을 통해 무한히 열리게 되는 세계를 짐작케 하는 것이 어쩌면 영화의 전부가 아닐까

‘안과 밖’은 영화적 체험에 관한 기록이다.

FESTIVAL & AWARDS

2010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

DIRECTOR
장은주

장은주

2006 < 아내들 >

2007 < 밀물 >

2007 < The Thin Black Line >

2007 < Sprong-Flowing >

2008 < 교미기-partⅠ. 기이한 꿈 >

2009 < 교미기-partⅡ. 비밀스런 짐승 >

STAFF

연출 장은주
제작 정지인
각본 장은주
촬영 장은주
편집 장은주
조명 장은주
미술 장은주
음향 신성아
음악 신성아

PROGRAM NOTE

영화가 시작되면 카메라는 동굴 밖에서 동굴 입구와 그 어두운 속을 바라본다. 밖에서만 들여다 볼 수 있는 것이 안이다. 그러므로 밖이 안을 짓는 것이다. 밖이 끝나는 곳인 안은 밖을 자신의 심연 속에 담는다. 그래서 밖은 안에 연결되어 있다. 밖의 밝음이 태양 속에 깊어갈 수록 안은 빛 속에 은둔할 수밖에 없다. 무한한 공간에서 새와 풀이 자라는 밖에서 보면, 또 다른 소리가 들리는 안은 위험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동시에, 밖에서 보면 반짝이는 안의 검은 어둠은우리를 유혹하며 불러들인다. 그리하여 마침내 카메라는 넘어서야 하지 말아야 할 듯한 경계를넘어, 안을 맞아들여 그가 품은 밖의 비밀을 맛보기 위해 어둠 속으로 다가든다. 우리는 안에 틈입할 수 있었지만, 그 내밀함에 하나가 될 수는 없다. 안을 지배하는 진실이 무엇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허나 그 어둠 속에서 한참 숨 쉬노라면, 안은 밖의 위험으로 말미암은 불안을 피할 수 있는 포근한 안식처가 된다. 안에서 우리는 다른 존재의 소리를 듣는다. 처음에 들릴락 말락 했던 짐승의 소리가 그치지 않고 들려오지만, 무섭지 않다. 안에서 그 짐승을 만났을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그를 알아보지도, 만나지도 못한다. 그 존재는 “다른 자가 된 자신”(모리스 블랑쇼)일지도 모른다. 짐승이 되어 안에 도사리고 있자면, 그보다 위협적인 밝음 속의 밖으로 다시나가겠다는 결단이 더 두렵다. 그때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의 울림. 그 발자국은 우리를 밖의 아가리 속으로 돌려보내려 다가오는 자이다. 카메라가 담아낸 곳은 제주 김녕굴, 뱀 전설로 이름난 곳이다. 동굴의 종유석에서 떨어지는 물을 맞고 수태하는 여성 신화가 세상에는 많다. 영화말미, 동굴 안에서 천을 이끌고 밖으로 나서는 이들은 감독의 전작 <교미기-PartII. 비밀스런 짐승>에서 뱀 같은 검은 천을 물에 띄우던 여성들의 전신처럼 보인다. 신비로운 음악과 효과음이침묵의 비밀스런 기운을 더욱 북돋우며, 흑백 이미지가 일으키는 내면과 외연의 총체적 감각이시간을 잊고 열매를 맺는다.

신은실/ 서울독립영화제2010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