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개를 찾아서

서울독립영화제2010 (제36회)

본선경쟁(단편)

김숙현 | 2010|Documentary|Color,B&W|DV|31min

SYNOPSIS

할머니 집에선 개들이 죽어나간다. 왜 일까? 내가 처음 이 질문을 던졌을 땐, 가족 모두들은 이 사실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다. 할머니의 이야기도 마찬가지일지도 모른다. 나는 카메라와 함께 가족들에게 다시 질문하고,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개의 죽음이란 미스터리는 할머니의 삶, 운명, 역사와 관련있을지도 모른다. 

DIRECTING INTENTION

이 프로젝트는 에세이적인 사적 다큐 의형식을 가지나, 그 형식을 둘러싼 담론은 꽤나 무거운 편이다. 하지만 픽션적인 요소와 만날 때 그 요소들은 구체적인 정치적인 지형과 만날 수 있다. 나는 외할머니의 역사가 어떻게 나와 만나고 있는지, 나는 그로부터 무엇을 어떻게 배우고 나아갈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FESTIVAL & AWARDS

2010 제10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2010 제2회 DMZ다큐멘터리페스티벌
2010 The Southern Utah International Documentary Film Festival
2010 Syracuse International Film Festival
2010 국제대학생평화영화제/우수상

DIRECTOR
김숙현

김숙현

2005 < 우주공허 >

2006 < 부산광역시 수영구 광안3동 >

2007 < 모던한 쥐선생과의 대화 >

2007 < the crossing >

STAFF

연출 김숙현
제작 김숙현
각본 김숙현
촬영 김숙현
편집 김숙현
조명 김숙현
미술 김숙현
음향 김숙현
음악 김숙현
출연 황정덕, 김순애, 김숙현

PROGRAM NOTE

“할머니 집에선 개들이 죽어나간다. 왜일까?”. 음화로 전도된 개와 붉은 색 배경 화면, 타오르는야산의 불길 등, 자못 음산한 장르적 규칙을 지닌 이미지들로 시작되는 영화의 내레이터는 연출자 자신이다. 외할머니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는 그녀는, 개들이 사라지거나 죽어나가는 이유를 추적하겠다며 친지와 가족들을 탐문한다. 증인들은 ‘사람의 안 좋은 기운’을 원인으로 꼽는다. 카메라를 든 손녀 앞에서 당사자인 할머니는, 사라진 개들은 아랑곳 않고 자신의어린 시절과 결혼 생활, 자식들과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하여 영화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할머니 황정덕씨는 봉건적 가부장제가 온존하던 시절 딸로 태어나 차별을 견디고, 지나치게엄한 시아버지와 이기적인 남편 바라지에 젊은 날을 보냈다. 산신께 치성을 드려 팔자에 없다는아들 둘을 겨우 얻어 애지중지 키웠지만, 맏아들과는 절연한 상태다. 지금 생각해도 야속하기만한 그들을 향한 할머니의 회상과 눈물은, 감독이 삽입하는 과거의 불특정한 자료 화면, 가족 사진 등과 맞물려 역사성을 얻는다. 할머니의 맏딸인 어머니 김순애씨로 이어지는 인터뷰는, 침묵할 수밖에 없었으나 가사노동 속에서 자연스레 자신들을 드러내고 목소리를 되찾아가는 여성들의 보편적 자전 구술사로 발전된다. 집 안에서 아내를 부르는 아버지의 높은 소리 한 번에카메라를 끌 수밖에 없는 상황을 관객에게 목격하게 하면서, 연출자는 모종의 정치성도 영화에심는다. 전형적인 ‘다이렉트 시네마’ 형식을 따르는 대신 실험적인 이미지와 흥미로운 스톱모션애니메이션을 인터뷰와 함께 엮어가며, 영화는 독창적인 역사 기술의 방법을 터득한다. “유령처럼 떠도는 것들”이 거는 말을 귀담아들으며, 어머니의 맏딸인 김숙현 감독은 삼대를 잇는 여성의 삶, 외떨어진 개별자가 아닌 자신의 삶을 다시 맞닥뜨린다. 연출자, 그리고 우리 세대의 여성과 남성들이 함께 맞을 앞날들이 건강하게 빛나기를, 할머니와 어머니의 응원과 기도처럼.

신은실/ 서울독립영화제2010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