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ret Garden

서울독립영화제2010 (제36회)

본선경쟁(단편)

임철민 | 2010|Experimental, Fiction|B&W|DV(Beta)|6min22sec

SYNOPSIS

어느 날 밤, 김상병은 후임 임철민에게 부대 내에 돌고 있는 괴담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DIRECTING INTENTION

군 복무 당시, 인사과장과 중대장은 부대원들의 근황과 심리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부대원들의 일기장을 주기적으로 확인했고, 사소한 일상과 감정 상태까지 통제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든 나는 종종 일기장에 진짜같은 거짓말들을 써 나갔다. 이후, 이삿짐을 정리하다가 우연히 그 날의 일기들을 꺼내 읽었지만 써 놓은 글들은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또 거짓인지 나 자신도 판단할 수 없었고, 나는 무작정 카메라를 들고 기억의 파편들을 재연하는 과정을 기록하기로 한다. 조용히 사라져버린 그 때의 나는 괴담의 주인공이 되어 현재, 부대내에서 종종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FESTIVAL & AWARDS

2010 제15회 인디포럼
2010 제4회 대단한 단편영화제/은관상(우수상)
2010 제7회 부산 국제 비디오 페스티벌

DIRECTOR
임철민

임철민

2010 <이제 난 용감해질거야> 中 <228>

STAFF

연출 임철민
제작 임철민
각본 임철민
촬영 임철민, 성의석
편집 임철민
미술 임철민
음향 임철민
출연 임철민

PROGRAM NOTE

이 영화는 군복무 시절 썼던 일기를 바탕으로 구성된 이야기다. 일기의 주체가 더듬어가는 그시절의 기억은 하나의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파편적이고 모호하며 의식보다는 무의식의 조각에 가깝다. 어느 날, 무언가 사라졌고, 그 텅 빈 자리에서 시작하는 내레이션은 사라짐과 관련된 모든 것들, 이를테면 죽음, 부재, 상실, 유령 등의 주변을 맴돌거나 그런 이미지들을 불러온다. 사라진 대상, 사라진 이유를 추적하는 명징한 길을 쫓기보다는 사라짐 그 자체를 영화적으로 사유하는 영화가 궁극에 가 닿는 곳은 남한의 군대제도다. 아니, 그 제도의 역사에서 망각되고 사라진, 그래서 지금도 귀환하는 어떤 시간들, 육체들, 영혼들이다. 얼굴을 잃은 병사들, 죽음을 망각한 군대, 떠도는 망령들이 저세상에서 들려오는 듯한 괴이한 목소리 톤과 실험적인영상 안에서 부유한다. 내 삶의 유실된 순간, 군복무의 시간으로 되돌아간 영화는 결국 무엇도복구하지 못하고 다음과 같은 물음을 남긴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타자의 사라짐이 아니라, 결국 나의 사라짐이 아닐까. 이 영화의 내레이션은 마치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지 못하는자의 음성 같다.

남다은/ 서울독립영화제2010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