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인

서울독립영화제2010 (제36회)

단편애니메이션초청

이지상 | 2010|Fiction|B&W|HD|7min20sec

SYNOPSIS

한 여인이
길에 서서
책방에서
바닷가에서
커피숍에서
모텔 밖에서
누군가를 기다린다.
그녀는 기다림으로 사는 사람 같다.

DIRECTING INTENTION

여인 두 분의 무덤을 옆에 두고 산다. 풀이 덮으면 깎아주고, 도시락 싸갖고 가 햇빛바라기하며 밥 먹으며 말이다. 어쩜 그 두 분의 부재가 이낼 존재하게 하는지 모른다. 누가 있어서 사는 게 아니라, 누가 없어서 사는 거 말이다. 떠나간 님들이 그립다. 사무치게 그립다. 내 이리 그립다해서 그들이 올까. 오지 않을 이들.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을 이 부재. 난 이 부재로 산다. 예술이 부재를 그려 영속하듯 말이다. ‘한 여인’은 이렇게 부재에 관한 짧은 영화다.

DIRECTOR
이지상

이지상

STAFF

연출 이지상
제작 이지상
각본 이지상
촬영 이지상
편집 이지상
출연 미자

PROGRAM NOTE

한 여인이 길에 서 있다. 낯선 이국의 풍경이다. 그녀는 책방에서 바닷가에서 어딘가를 쳐다본다. 그녀는 풍경 속에서 화면에 등장하지 않는 또다른 풍경을 응시한다. 그렇다 그녀는 풍경 속에서 오롯이 서성인다. 그녀의 시선은 어딘가를 향해 있다. 그 시선이 어디에 머물러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극장에서 영화의 엔딩 크래딧이 오른다. 하지만 그녀가 바라보는 곳은 스크린이 아닌 다른 어딘가이다.이지상 감독의 <한 여인>은 불명확한 어떤 상황 속에서 한 인물의 서성거림과 그녀가 바라보는 시선을통해 어떤 찰나의 느낌을 길어올리려고 한다. 순간 순간 멈쳐진 정지화면과 사운드의 부재. 모호한 포커스. 커피숍의 커다란 그림 밑에 앉아있는 그녀의 시선은 바로 앞의 빈자리로 향한다. 누군가의 부재. 아무도 오지 않을 것을 아는 애절한 기다림. 이지상 감독은 이렇게 흐르는 듯한 묘사와 한 여인의 시선을통해 어떤 간절함을 간단명료하게 표현한다.

조영각/ 서울독립영화제2010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