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쌌노?
서울독립영화제2011 (제37회)
본선경쟁(단편)
박유찬 | 2011|Fiction|Color|HD|26min
SYNOPSIS
지방에서 올라와 고시원에 생활하며 공무원 준비를 하는 훈. 누군가 복도에 흘리고 간 똥 덩어리를 정통으로 밟는다! 관리 소홀을 따지러 찾아간 총무실에서 의외의 제안을 하는 고시원 사장. 복수와 보상. 두 마리 토끼를 잡기위해 탐문을 시작하는 훈. 탐문이 진행 될수록 조금씩 들어나는 고시원 사람들의 일상과 애환. 그는 과연 진짜 범인을 찾을 수 있을까?
DIRECTING INTENTION
가끔 우리 세대가 답답하고 냄새나는 방 속에 갇혀 있다고 느낀다. 다들 그 속에서 탈출하는 유일한 방법은 취업뿐이라 생각하고 있다. 취업을 위해 다른 것들을 희생한 우리는 다른 알 수 없는 누군가에게 화풀이 하고프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을 해 보아도 그 대상은 구체적이지 않고 모호하다. 오랜 고민 끝에 내가 분노하고 있는 대상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기 자신을 온전히 인정하는 것. 그 속엔 수치도 있지만 따뜻한 웃음도 있었다.
FESTIVAL & AWARDS
2011 제28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
2011 제1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2011 제12회 대구단편영화제
DIRECTOR

박유찬
2007 <등대지기>
2008 <나이브데이즈>
STAFF
연출 박유찬
제작 김연수
각본 강연수, 박유찬
촬영 이지훈
편집 박유찬
조명 신승훈
미술 길혜원
음향 김정숙
음악 최용수
출연 한덕호, 송도순
PROGRAM NOTE
친구들과 마음껏 놀지도 못하는 가난한 공무원 취업준비생 훈. 취직만이 살길이지만 뜻대로 되는건 하나도 없는 훈의 일상에 어이없는 일이 벌어진다. 그것은 바로 똥. 있어서는 안되는 장소에 있는 똥이었다. 고시원 복도에서 똥을 밟아 기분이 나쁜 훈은 고시원 총무에게 따지러 가지만 위압적인 사장에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적인 제안을 받는다. 범인을 잡아온다면 한달치 방세와 두둑한 보너스를 주겠다는 고시원 사장의 제안을 받아들인 훈이지만 똥을 싼 범인의 흔적조차 찾을 수가 없다.
영화 <누가 쌌노?>의 고시원 사람들은 가진 돈도 없고, 희망도 없이 취업만이 지리한 현실에서 벗어날 유일한 길이라 스스로 최면을 걸면서 자기자신만, 앞만보며 달려가지만 그조차 제대로 달려가지도 못하는 사람들이다. 양복 한 벌과 한달치 방세에 양심을 팔아버린 훈이나 풍선인형을 안고 자는 고시생, 뭐하나 제대로 아는게 없는 예비검사 그리고 아들만큼은 자기같이 살기를 원치않는 변비아빠같은 고시원 사람들은 미래도 없고, 희망도 없어보이는 그런 곳에 있어서는 안되는, 그러니까 고시원사장같은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걸리적거리는, 그저 치워버리면 될거같은 복도위의 똥같은 존재는 아니었을까?
P.S <누가 쌌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은 현실의 어떤 재판들을 연상케하는 고시원 사장과 훈 사이의 거래와 그들이 대놓고 밀어붙이는 ‘고시원 복도한복판 똥 투척사건’ 표적수사장면이다.
박광수 / 서울독립영화제2011 집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