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농담

서울독립영화제2011 (제37회)

단편애니메이션초청

백현진 | 2011 | Fiction | Color | HD | 39min

SYNOPSIS

제주도에서 오랜만에 만난 두 남자의‘ 농담’ 이야기. 이들의 싱거운 농담은 점차 비밀스러운 사연들이 배여 농담 같은 진담, 진담 같은 농담으로 반복된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문어체의 대사, 미니멀한 화면구도와 앵글, 인물들의 응축된 연기 방식은 부조리극을 연상시킨다. 이들이 이어가는 끝없는 농담은 위로 받고 싶은 현대인의 몸부림이다.

DIRECTOR
백현진

백현진

STAFF

연출 백현진
제작 백현진
각본 백현진
촬영 김우형
편집 남나영
음악 장영규
출연 박해일, 오광록

PROGRAM NOTE

미술가이며 음악가로 활동하며 영화까지 만드는 백현진. 모두가 부러워 할만한 수식어를 가진 백현진의 두 번째 영화. 그의 표현대로는 두 번째 동영상. 제주에 내려와 사는 시인(오광록)과 그 시인을 만나러 온 배우(박해일). 선후배 사이인 그들은 농담을 던지듯 툭툭 내뱉듯이 대화한다. 그들의 표정은 한껏 심각해 보이지만 마치 장난같고, 제주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단군신화에 나오는 호랑이와 곰의 신화를 떠올릴 만큼 뜬금없다. 그들은 진지하게 혹은 농담조로 떠드는 이야기들은 사실 하릴없는 예술가들의 자기푸념에 지나지 않는다. 뭐 예술이 꼭 진지할 필요는 없는 거니까. 이렇게 내멋대로 만든 영화. 예술가의 자기푸념 혹은 삶에 회의를 느낀 사람들의 자기연민. 그것을 통해 자기만족을 느끼는 영화. 알쏭달쏭한 농담같지만 어딘가 뼈가 있을 것 같은 영화가 <영원한 농담>이다. 두 인물은 대화하고 있지만 대화라기 보다는 중얼거림에 가깝고, 중얼거림을 통해 누군가와 소통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행위 자체를 보여주는데 집착한다.(바닷가에서 눈물을 흘리며 마늘을 씹어먹거나, 여자를 묶는 행위들) 그들의 행위는 일상적이기 보다는 퍼포먼스처럼 보여지고 그만큼 낯설다. 혹 이 영화를 통해 그들이 내뱉는 농담같은 말들에 공감을 하는 이가 있다면, 이 영화를 그것으로 족할 것이다. 줄거리 따위 필요없이 그들의 우스꽝스러운 몸짓과 자못 진지한 표정에 몸을 맡기면 그대로 족할 법한 영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낯선 쾌감을 던져주는 <영원한 농담>은 흥미로운 구석이 있고, 어쨌든 난 백현진의 다음 영화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