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격자의 밤
서울독립영화제2012 (제38회)
본선경쟁(단편)
박범 | 2012 | Fiction | Color | HD | 27min 55sec
SYNOPSIS
유지훈은 돈이 필요하다. 교통사고가 났다. 그가 유일한 목격자다. 그는 가해자와 피해자, 누구에게서 돈을 받을 것인지 고민한다.
DIRECTING INTENTION
선택의 책임은 꼭 그 사람에게만 있는가?
FESTIVAL & AWARDS
2012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선재상
DIRECTOR

박범
2009 <옥매트를 들어라>
STAFF
연출 박범
제작 박근모
각본 박범
촬영 채정석
편집 박범, 백경원
조명 윤대우
음악 권원진
미술 장미선
출연 변요한, 곽자형
PROGRAM NOTE
대학교 4학년인 지훈은 낮에는 물류 회사에서 짐을 나르고 밤에는 편의점에서 일하며 돈을 모은다. 그러나 미래는 깜빡거리는 형광등처럼 불확실하기만 하다. 늙으신 할머니와 어린 동생뿐인 집안에서, 지훈은 생활비는 물론 등록금까지 마련해야 한다. 등록 기간이 코앞으로 다가왔건만, 등록금은 턱없이 모자라다. 게다가 이번 학기 등록을 않고 휴학하면, 교생 실습 기회가 없어진단다. 그런데 어느 밤, 손님으로 왔던 여인이 편의점 앞에서 차에 치이는 사고를 목격한다. 그 후, 사고의 유일한 목격자인 지훈에게 유혹의 손길이 뻗친다. 가만히 입 다물고 있으면 목돈을 주겠다는 회유와, 입을 열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가혹한 폭력. 입안에 모래가 가득 찬 듯한 참담한 심정으로, 지훈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다.
<목격자의 밤>은 누구 하나 도와주는 이 없는 비정한 세상에서 도덕적 선택의 코너에 몰린 젊은이의 갈등을 그린 윤리극이다. 어쩌면 무척이나 단조로운 스토리가 되었을 수도 있는 이 이야기를 감독은 미스터리 스릴러의 구조에 담아 끝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한다. 지훈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그리고 범인의 정체는 누구인지가 풀어내야 할 미스터리다. 그러나 어쩌면 우리는 이미, 영화의 시작부터 그 답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마지막 순간 클로즈업되는 지훈의 그 텅 빈 표정은 개인의 힘으로 어찌해 볼 수 없는 거대한 절망을 담고 있다. 무심한 듯 온갖 감정을 담은 표정과 몸짓을 보여 주는 변요한의 연기에 주목할 것. 숨 막히도록 그를 짓누르고 있는 온갖 억압들을 세심하게 드러내 보여 주는 사실적인 공간 구성 역시 효과적이다.
김은아/서울독립영화제2012 프로그램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