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타라

서울독립영화제2012 (제38회)

본선경쟁(장편)

김정근 | 2012 | Documentary | Color | HD | 79min 32sec

SYNOPSIS

SNS와 희망버스는 2011년, 새로운 운동에 물꼬를 텄다. 공고하고 일방적이던 언론에 균열을 냈고, 오만하던 정치권과 재계에 각성을 요구했다. 높다란 한진중공업의 담장을 (휴대전화와 사다리로) 넘어섰으며, 차벽에 가로막힌 영도 봉래교차로에서 물대포를 맞으며 밤을 지새웠고 청학수변공원에서는 집회가 축제가 되는 순간도 맞이했다. 소위 조직된 운동권과 조직되지 않던 일반 시민들의 접점이었으며 익명성의 축제가 통성명을 전제로 하는 ‘만남의장’이 되기도 했다. 희망버스는 점차 진화했고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거대한 난장판이 되었다. 다시, 제자리에 선 희망버스. 과연 어떻게 진화할까.

DIRECTING INTENTION

한진중공업 사태로 촉발된 희망버스를 지켜보면서 굳어 있던 우리 사회의 단단한 편견이 조금은 말랑해지고 조금은 환해지는 희망을 품었습니다. 그 희망의 단초를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누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다시금 희망버스에 오르고 싶습니다.

FESTIVAL & AWARDS

2012 제12회 인디다큐페스티발 올해의다큐상
2012 제17회 서울인권영화제 개막작
2012 제3회 대구사회복지영화제 개막작
2012 제17회 인디포럼
2012 서울복지필름페스티발 폐막작
2012 제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DIRECTOR
김정근

김정근

STAFF

연출 김정근
제작 plogtv
각본 권용협, 김정근, 이승훈, 문창현, 박배일
촬영 이승훈, 강단하, 김현아, 권용협, 김유진, 김은민, 김정근, 문창현, 박배일, 박경배, 박지선, 안명환,
정경훈, 제봉득, 최진혁, 허소희, 허주영, 푸른영상 김준호, 한진정투위 정태훈
편집 김정근, 이승훈, 문창현, 박배일
출연 도경정, 문권욱, 박성미, 박정희, 이창근, 장병권, 한은희, 허석현

PROGRAM NOTE

2011년 한진중공업이 400명 노동자에 대한 정리 해고를 단행한다. 이에 노동자들의 해고 반대 투쟁이 시작되고, 50대 여성 노동자 김진숙 지도위원이 35미터 높이의 85호 크레인에 올라간다. 그곳은 2003년, 노동자 해고 반대 투쟁에 참여했던 김주익 씨가 목을 맸던 곳이다. 이명박 정권과 함께 훨씬 더 고도화되고 가혹해진 신자유주의의 폭력은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쌍용에서처럼, 용산에서처럼, 그리고 또 다른 많은 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노동 현장의 절규와 비참처럼 그들의 투쟁도 어쩌면 그렇게 사그라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변화의 바람은 ‘연대’에서 시작되었다. 송경동 시인이 제안한 ‘희망버스’가 전국 각지에서 그들을 응원하는 사람들을 부산 영도로 실어 왔고, 이들의 목소리는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2011년 6월에 시작된 첫 번째 희망버스는 같은 해 10월까지 5차에 걸쳐 진행되었고, 전국 각지에서 자발적으로 모여든 수만 명의 사람들이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에게 힘을 보탰다. <버스를 타라>는 절망과 희망이 쉼 없이 교차했던 2011년 그 여름의 지난했던 과정에 대한 기록이다. 하루아침에 수명을 다한 소모품처럼 버려졌던 중년의 가장들. 7년 전, 함께했던 동지가 그 절망의 나락에서 기어이 목을 매야만 했던 크레인에 다시 오를 수밖에 없었던 여성 노동자. 남편의 투쟁을 애타는 심정으로 바라보고 함께하는 가족들. 그리고 누군가의 선동이 아니라 오직 ‘사람이 꽃이다’라는 당연한 가치를 믿으며, 모진 탄압에도 영도로 집결했던 개인 하나하나들. <버스를 타라>는 미친 듯이 폭주하는 한국의 신자유주의 폭력 속에서도 우리가 버텨 내고 저항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사람에 대한 믿음과 연대임을 새삼 상기시키는 작품이다.

정지연/서울독립영화제2012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