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서울독립영화제2013 (제39회)
본선경쟁(단편)
손태겸 | 2013 | Fiction | Color | HD | 27min 34sec
SYNOPSIS
동균을 남몰래 짝사랑하는 준희는 어느 날 학교 양호실에 잠들어 있던 동균에게 키스하는 모습을 순영에게 들키고 만다. 순영은 준희의 비밀을 지켜 주는 대가로 준희를 마음대로 부리기 시작한다. 결국 준희는 방학 동안 학원이 끝나면 자신의 자전거로, 패스트푸드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순영을 집까지 태워다 주는 심부름을 한다. 심부름 때문에 두 사람이 함께 보내는 시간은 점점 많아지고, 그럴 때마다 순영은 준희에게 동균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본다. 동균의 생일이 가까워진 어느 날 순영은 갑자기 준희에게 동균을 만나지 말라는 말을 하게 되고, 준희는 그런 순영의 말을 무시한 채 동균과 친구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그 모습을 순영에게 들켜 버린다.
DIRECTING INTENTION
어쩔 수 없는 일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FESTIVAL & AWARDS
2013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손태겸
2008 <오디션>
STAFF
연출 손태겸
제작사 KAFA Films
제작 이보림
각본 손태겸
촬영 손진용
편집 박민선
조명 손진용
음악 김해원
미술 김보람
출연 박종찬, 이수경, 이원희, 이승연, 전찬욱, 안승균
PROGRAM NOTE
준희는 짝사랑 중이다. 친한 친구 동균을 짝사랑하고 있다. 둘 다 남자아이이고, 때문에 준희의 짝사랑은 주위는 물론 동균의 눈치까지 보느라 쭈뼛거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준희는 이미 흘러가기 시작한 마음을 멈출 수 없다. 마침내 그 마음이 목구멍을 타고 넘쳐 입술까지 치달았을 때 준희는 제 입술을 동균의 입술에 맞댄다. 하필이면 그 순간 순영이 준희의 충동적인 키스를 목격한다. 입을 다물어 주는 대가로, 순영은 준희에게 자신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길 요구한다. 그날 이후 준희는 날마다 자전거로 순영을 데려다 주고, 데리러 가는 일을 하게 된다. 집, 학원, 학교의 삼각형을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일상의 전부였던 모범생 준희가 담배를 사기도 하고, 반지하방의 방충망을 뜯으려 커터 칼을 꺼내기도 한다. 그러던 중 누구의 탓이었을까, 아니 누구를 탓할 수 있을까. 준희의 짝사랑에 슬픔이 찾아온다.이 영화의 아름다운 순간들은 바로 이 슬픔 뒤에 펼쳐진다. 한 사람의 슬픔을 이유로 세상이 무너지지는 않겠지만, 그 슬픔이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고 해서 작고 초라한 것은 아니다. 어떤 때는 오히려 암흑 속에서 세계가 멸망하길 저주하는 대신, 내일의 해가 뜨는 것을 확인하고 누인 몸을 일으키는 일이 나을지도 모를 일이다. <여름방학>은 그 감정을 체념이 아닌 새 시작으로 보이도록 하는 영화다. 내일은 누군가의 선택으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지만, 그 내일 자전거 안장 뒷자리에 순영의 자리를 내줄 것인지 말 것인지는 준희의, 준희만이 할 수 있는 귀한 선택이므로.
김송요/서울독립영화제2013 데일리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