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어카, 도둑
서울독립영화제2013 (제39회)
본선경쟁(단편)
김민철 | 2013 | Fiction | Color | HD | 14min 24sec
SYNOPSIS
춘배는 리어카를 끌고 폐지와 고물을 주우며 성실하게 살아간다. 어느 추운 겨울날, 춘배는 골목 담벼락에 빼곡하게 붙어 있는 17대 대선 포스터를 본다.
DIRECTING INTENTION
정치가 민생을 해결할 수 있을까?
FESTIVAL & AWARDS
Premiere
DIRECTOR

김민철
2009 <소금이야기>
STAFF
연출 김민철
제작 임주원
각본 김민철
촬영 김만수
편집 정소영
조명 정준혁
음악 홍수경
출연 김병수
PROGRAM NOTE
리어카 [,] 도둑. 쉼표를 사이에 두고 두 단어는 분리된다. 리어카와 도둑인지, 리어카를 훔친 도둑인지. 리어카를 훔친 도둑이라면 주인공이 리어카 도둑인지, 리어카를 도둑맞는 것인지. 첫눈에 <자전거 도둑>을 연상케 하는 이 제목은 사이에 쉼표를 삽입함으로써 첫인상과 다른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영화의 주인공 춘배는 폐지를 모으는 중년 남성이다. 모은 폐지를 고물상에 넘겨 돈을 받고, 단칸방에서 라면을 끓여 먹고 구식 텔레비전을 보면서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겨울, 그는 골목에서 대선 후보들의 선거 공보 포스터를 본다. 포스터에 적힌 공약들은 그를 감동시키고도 남을 만큼 흥분과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TV에서 방영하는 대선 후보들의 토론 프로그램과 길거리에서 벌어지는 선거 유세를 보면서, 그는 점차 적극적인 유권자가 되어 간다. 마침내 그가 지지하던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그는 집에서 뛰쳐나와 만세를 부르며 기뻐한다. 영화의 말미, 5년의 시간이 지난 뒤. 춘배는 여전히 그때 그 리어카를 몰고 폐지를 줍고 있다. 그러니 제목에 등장한 ‘도둑’이 리어카를 훔쳐간 것은 아닌 셈이다. 그렇다면 도둑이 훔쳐간 것은 무엇일까? 아니, 그전에 도둑이 누구인지를 묻는 것은, 너무 속이 보이는 일일까? 춘배가 또 선거 공보 포스터를 본다. 새로운 포스터에 새로운 사람들이 인쇄되어 있다.
김송요/서울독립영화제2013 데일리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