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모리 클립공장

서울독립영화제2013 (제39회)

해외초청

이케다 아키라 | Japan | 2013 | Fiction | Color | HD | 99min

SYNOPSIS

클립공장에 다니는 고구레는 어느 날, 방안에 갇혀 파닥이는 나비를 보고 날려 보내 준다. 다음 날, 퇴근하고 돌아와 보니 이상한 사투리를 쓰는 여자가 집에서 기다리고 있다. 그다음 날엔 여자의 아버지로 보이는 남자가 나타나 눌러앉는다. 세 사람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DIRECTING INTENTION

일본의 전래동화 <은혜 갚은 학> 같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 이 영화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동화와는 달리 ‘보은담’이 되지 않았다. 영화에 나오는 방언은 배우와 내가 표준 일본어로 쓰인 대본을 보고 하나씩 만들어 낸 것이다. 우리는 각 장면을 며칠씩 리허설을 한 뒤 촬영했다. 공장장 역을 맡은 가토 가즈토시와 스즈코 역을 맡은 하라 유카리, 에도 역을 맡은 간사이 와니, 미키오 역을 맡은 다카하시 도시유키는 모두 내 전작인 <푸른 원숭이>에 출연한 바 있다.

FESTIVAL & AWARDS

2013 피아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2013 밴쿠버국제영화제 용호상

DIRECTOR
이케다 아키라

이케다 아키라

2006 < The Blue Monkey >

2008 < Landscape to Fly >
STAFF

연출 IKEDA Akira
각본 IKEDA Akira
촬영 OSADA Mizuki
편집 IKEDA Akira
음악 NUMATA Koji / Paduco
미술 YAMAUCHI Mamoru
음향 DAIKYOJI Ryo
출연 TOMOMATSU Sakae, KATO Kazutoshi, HARA Yukari, TAKAHASHI Toshiyuki, AN Akiko, SHIBA Hirofumi, KANSAI Wani

PROGRAM NOTE

혼자 살면서 마을의 작은 클립공장에 다니는 고구레의 일과는 단조로울 만큼 반복적이다. 출근하면 종일 손으로 클립을 만들고, 폭군 같은 사장에게 시달리며, 퇴근길에는 늘 같은 식당에 들러 저녁을 먹는다. 수시로 동네 건달들에게 가진 것을 털리고 동료나 공원 상인에게 부당한 일을 당해도 묵묵히 받아들이기만 하는 고구레. 무미건조하고 수동적인 일상을 반복하던 그의 삶은, 방 안에 갇힌 나비를 놓아준 어느 날부터 그의 집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여인과 함께 살게 되면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야마모리 클립공장> 속 세상은 고구레의 집과 클립공장, 동네 식당과 공원이 거의 전부인 듯 작고 이상한 비현실적 공간이다. 제각각 경직되거나 과장된 행동을 반복하는 등장인물들도 비현실적으로 보이지만, 그들의 이상한 소우주는 세상의 축소판이자 현실에 대한 우화를 담고 있다. 사장의 폭력과 착취에 순응하는 직원들의 모습은 자본과 노동의 관계를,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끊임없이 말을 건네는 여인과 그에 부응하며 차츰 감정을 표현하게 되는 고구레의 변화는 진정한 소통에 대한 현대인의 갈망을 우화적으로 드러내는 듯하다. 한 편의 부조리극 같기도 한 <야마모리 클립공장>은 행동과 상황의 반복 및 변주로 독특한 리듬과 아기자기한 웃음의 묘미를 선사하는 영화다.

황혜림/서울독립영화제2013 집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