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카

서울독립영화제2013 (제39회)

특별초청(장편)

안선경 | 2013 | Fiction | Color | DCP | 97min

SYNOPSIS

세상으로부터 고립되어 비밀스러운 사랑을 키워 가는 두 사람. 마흔 살의 시나리오 작가 가을과 자퇴한 열아홉 살 소년 요셉. 그리고 그들이 자식처럼 돌보는 고양이 세 마리. 시름시름 앓던 고양이 희망이의 죽음을 시작으로 그들의 삶엔 위기가 닥쳐오고, 점점 조여 오는 파괴의 기운을 돌파하기 위해 가을은 가장 귀한 희생제물을 내어놓는다.

DIRECTING INTENTION

미성년자를 사랑하고 그의 아이를 갖게 되는 것은 여자에게 어떤 의미일까. 더구나 마흔의 나이에 찾아온 사랑이라면……. 색다르지만 전혀 색다르지 않은 그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며 금기는 왜 존재하는 것이며 사랑의 본질은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FESTIVAL & AWARDS

2013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

DIRECTOR
안선경

안선경

2002 <마르타의 독백>

2004 <열애기>
2007 <유령소나타>
2009 <귀향>
STAFF

연출 안선경
제작 성호준
각본 안선경
촬영 유지선
편집 안선경
조명 윤대우
미술 김혜민
음악 이민휘
출연 김소희, 성호준

PROGRAM NOTE

19살 요셉과 40대 가을은 연인이다. 가난하지만 둘은 고양이들을 키우며 정답게 살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 편견이 이들을 힘들게 한다. 가을은 임신을 하고 입대를 앞두고 있는 요셉은 가족들에 의해 정신병원에 갇힌다. 이들은 둘만의 힘으로 사랑을 견고하게 지켜 나갈수 있을까. <파스카>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남녀의 사랑, 그들이 보듬어 안고자 하는 생명, 그렇게 단단해지려고 할 때마다 이들을 내리치는 사회적 통념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는 이들의 사랑을 가혹하게 짓밟는 사회의 상투적이고 폭력적인 시선에 맞서고 싶어한다.
몇몇 충격적인 이미지들과 대사들로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지만, 정작 인상적인 대목은 따로 있다. 두 남녀가 조곤조곤 대화하고 서로를 쓰다듬는 작은 순간순간들, 즉 통념과 편견이 개입하지 않고 둘의 마음과 육체만이 작동하는 순간들에 그 세상을 버티려는 이 영화의 힘이 있다. 말하자면 이 영화는 외부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통속을 끌어안고서 그 안의 구체적인 결들을 지켜보고 그 결들의 흔들림을 감지할 때 강해진다. <파스카>는 안선경 감독의 재능이 연극적인 세팅보다는 일상적 순간의 디테일에, 어떤 설정들 안에서 상황과 감정을 조직할 때보다 그 설정들이 틈입할 수 없는 상황과 감정을 들여다보며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순간들에 있음을 보여 주는 영화다.

남다은/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