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찬
서울독립영화제2013 (제39회)
특별초청(장편)
김동현 | 2013 | Fiction | Color | DCP | 125min
SYNOPSIS
자식들은 바쁘다. 이혼한 딸 경진은 자폐증이 있는 어린 아들을 혼자 키우느라 정신이 없고 큰아들 인철은 갑작스런 실직 후 자기 살길 찾느라 동분서주한다. 막내아들 인호 역시 버젓한 직업도 없이 트럭 배달 일과 대리운전으로 힘들게 살고 있다. 늙은 부모는 바쁜 자식들이 어머니 생일에 아무도 찾아오지도 않아도 서운함을 내색하지 않는다.
DIRECTING INTENTION
양극화 시대, 서민층이 막다른 골목으로 내쳐지는 세상, 경제적 가치에만 휘둘려 평균적인 삶을 살지 못한다는 박탈감에 빠진 우리 시대 서민들의 심리적 상황을 영화 속 캐릭터를 통해 심도 있게 보여 주려 한다. 이혼과 경제 기반의 붕괴로 가족의 구성력이 사라져 가는 이 시대의 모습을 리얼하게 보여 주며 재현이라는 소통 불가능의 상징적 인물을 통해 사랑만이 우리의 존재 가치를 뚜렷하게 하고 어떤 고난에도 사랑을 지켜 나가는 자만이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확인 하려 한다.
FESTIVAL & AWARDS
2013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
DIRECTOR

김동현
1997 <섬으로부터>
STAFF
연출 김동현
제작 박진수
각본 김동현
촬영 이진근
편집 이도현
조명 이주생
믹싱 이성철
의상 최유리
분장 김문희
출연 정의갑, 박세진, 전광진
PROGRAM NOTE
영화는 아이의 양육을 거부하는 여동생의 남편에게 따져 묻던 오빠가 얻어맞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폭력적인 남자에게 맥을 추지 못하는 무기력한 가족의 모습. 몇 년 후 아이는 자라고, 평범한 가족들은 잘 살고 있다. 그러나 여느 가족이 그렇듯 크고 작은 문제들이 불거지고, 비밀스럽고 고통스러운 나날들을 보낸다. 장남은 갑작스럽게 실직을 당하고. 차남은 학자금 대출금을 갚느라 동분서주한다. 둘은 대리운전을 하다가 만난다. 어머니의 생일날 아무에게도 연락이 오지 않자 아버지는 아내를 위해 햄버거를 사다 준다. 작지만 큰 행복. 그러나 이것을 누릴 여유를 영화는 허락하지 않는다. 차남은 대리운전 손님과 승강이를 하다가 예기치 못한 사고를 일으키고, 불안에 시달리다 정신병원에 입원한다. 지병이 있던 여동생은 갑자기 죽음을 맞는다. 영화는 지나치리만큼 냉정하게 가족들의 삶에 파문의 돌팔매를 던지는 것 같다. 파문은 멈추지 않고 계속 일어난다. 이 가족에게 불행의 끝은 어디인지 한탄스럽지만, 이 시대 서민들의 삶이란 이렇듯 순탄치 않다. 문제는 결국 돈 때문이다. 경제적 곤궁함 속에 이들은 명민하지도 못하고 슬기롭지도 못하다. 어쩔 수 없이 눈앞에 펼쳐진 일들을 수습하기에 바쁘다. 김동현 감독은 관찰하듯 한 가족들의 불행을 목도하면서, 경제적 가치가 최우선이 되어 버린 냉혹한 사회의 단면을 조용히 드러낸다. 일견 평화로워 보이는 마지막 장면에서도 가족이 처한 상황을 생각하면 먹먹함이 멈추질 않는다.
조영각/서울독립영화제2013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