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가는 길
서울독립영화제2013 (제39회)
특별초청(단편)
한지원 | 2013 | Animation | Color | HD | 18min
SYNOPSIS
바쁜 주인을 두어 집에서만 지내던 개 마로는 어느 날 주인 누나가 학교 가는 길에 따라나서게 된다. 산 속에서 길을 잃은 마로는 자신과 전혀 다른 처지인 까마귀를 만난다.
DIRECTING INTENTION
집에 두고 나온 개들이 무슨 생각을 할까? 가끔 소파에 누워 사람처럼 자고 있는 마로를 보면 10년 동안 함께한 가족이지만 털북숭이 동물이 사람 사는 곳에 있는 것이 이질감이 느껴질 때가 있다. 이제 중년이 된 개 마로도 나름대로의 견생관이 있을 것이다. 과연 갇혀 지내는 개들은 행복할까? 그렇다고 그들이 불행하고 불쌍한 존재인 걸까? 야생 그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다른 동물들은 또 어떤지, 서로 다른 삶을 사는 동물이 즐겁게 티격태격하는 사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해 보는 과정을 그려 보고 싶었다. 단순히 갇혀 지내는 개들이 불쌍하다는 관점이 아닌 다른 가치관을 가진 동물을 마주하는 과정에서 질문을 느끼게 하고 싶었고 인간의 생활에 적응해 살 수 밖에 없는 애견들의 삶, 그 이질감, 또는 안쓰러운 상황들과 만만하지만은 않은 바깥세상을 대비시키고 해소감을 주고 싶었다. 사람과 함께 살게 돼 버린 동물을, 사람의 시점이 아닌 동물의 입장에서 스스로 삶을 돌아보는 이야기를 그려보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2013 제9회 인디애니페스트 관객상
DIRECTOR

한지원
2010 <코피루왁>
STAFF
연출 한지원
제작 한지원
각본 한지원
편집 한지원
미술 한지원
PROGRAM NOTE
집에 두고 온 애완동물.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떨까? <학교 가는 길>은 애완견의 시선에서 바라본 세상을 서정적으로 표현한 애니메이션이다. 집에서만 지내던 개 마로는 학교에 가는 주인이 실수로 열어 놓은 문틈으로 나와 주인을 따라가다 산 속에서 길을 잃는다. 그곳에서 자신과 처지가 다른 까마귀를 만나게 되고,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두 동물은 함께 산속을 헤매고 다른 동물들을 만나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야생의 생존 법칙과 인간 생활에 길들여짐을 대변하는 두 동물이 느끼는 심경의 변화는 서로 다르게 생각해 온 자유의 차이를 인식함에서 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현실과 판타지를 오가며 꿈꾸던 판타지가 현실이 되는 순간, 마로는 진짜 현실을 마주하며 자연 속에서 이질감을 느낀다. 다시 주인의 품으로 돌아가며 일상의 평온함을 되찾은 마로의 모습을 보며, 우리는 어떤 잣대로 그들의 삶을 판단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된다. 애완견에 초점을 맞춰 낯선 익숙함을 보여 주는 <학교 가는 길>은 특별한 대사나 내레이션 없이 이야기에 집중시키는 힘이 있으며, 음악은 감정을 청각화하며 상황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따뜻한 감성과 마로에 대한 감독의 애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작품이다.
박미영/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