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
서울독립영화제2014 (제40회)
경쟁부문 단편
손경수 | 2014 | Fiction | Color | HD | 13min 26sec
SYNOPSIS
도시에서 파도 소리가 들린다. 대학생 영진은 과제와 취업 준비로 바쁘게 살아간다. 언제부턴가 들려오는 환청에 반응할 여유가 없다.
DIRECTING INTENTION
연결될수록 고독해진다. 대도시 서울에서 살아가면서 길거리를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이 마치 하나의 물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쁜 걸음들의 무작위적인 방향성이 잔인하게 느껴졌다. 연결된 도시인들에게, 더불어 살아간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물음을 던지는 마음으로 영화를 연출했다.
FESTIVAL & AWARDS
Premiere
DIRECTOR

손경수
STAFF
연출 손경수
제작 양혜진
각본 손경수
촬영 김진형
편집 손경수
조명 김진형
음악 손경수
미술 이현지
조연출 이현지
촬영보조 강새미
붐오퍼레이터 서재형
출연 박용혁, 이현지, 김영환, 홍지석, 박시형
PROGRAM NOTE
도시 한가운데서 불현듯 바다의 소리가 들린다. 사람들이 파도처럼 출렁이며 흘러간다. 영진은 그 흐름 속에 서 있다. 같은 파도 위에 올라 함께 흘러가지도, 그 파도를 거스르며 나아가지도 않은 채. 바닷가 모래밭의 돌멩이처럼, 가끔은 거세게 덮쳐 오는 파도에 떠밀려 다니면서, 철썩이며 오가는 파도를 바라보고 있다. 영진은 누군가에게 편지를 쓴다. 나는 잘 지내, 라고. <메신저>는 대학 졸업반 영진의 하루를 담고 있다. 파트너가 결석해서 발표는 엉망이 되고, 안부를 걱정하는 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친구들과 함께 학점과 취업을 걱정하고, 친구 아버지의 부고를 듣고 양복을 빌려 장례식장에 다녀온다. 여느 대학생이라도 겪을 법한 하루다. 하지만 영진을 둘러싼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풍경들은 순간순간 현실성을 잃는다. 주위의 움직임이 제 속도를 잃고, 환청 같은 소리가 끼어든다. 희로애락이 모두 표백된 듯 표정이 없는 영진의 얼굴 클로즈업도 그런 비현실적인 감각을 강조한다. 영진에겐 가족과 친구가 있고 (뚜렷하진 않지만) 목표도 있지만, 그의 존재는 현실감이 없다. 영진은 외롭다. “나는 잘 지내.”라는 말은 어쩌면 공허한 자기 위안일 뿐일지도 모른다. 하루의 끝에서 마치 환상처럼 도착한 편지, “나도 잘 지내.”라는 메시지가 부디 그에게 위로가 되어 주길. 그리고 우리에게도.
김은아/서울독립영화제2014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