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 (不動)

로컬시네마

윤희경 | 2021 | Experimental | Color | DCP | 6min

SYNOPSIS

거기 가만있는 줄 알았지. 마음 주고 나니 사라진다고 할 줄은 차마 몰랐다. 들여다봤을 때 성한 곳이라곤 없다지만, 쩌적 갈라지는 소리에 놀랄 것도 없다지만, 결국 스러지게 되는 날에는 나도 그곳에 없을 것 같다.

DIRECTING INTENTION

마음 준 것들은 곧잘 자취를 감춘다. 영영 있지는 않는다 해도 마음이 자꾸 기운다.

FESTIVAL & AWARDS

2022 제4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DIRECTOR
윤희경

윤희경

2019 벽장을 나온 소년
2020 왈리왈시

STAFF

연출 윤희경
제작 윤희경
촬영 윤희경
편집 윤희경

PROGRAM NOTE

<부동(不動)>이 채집한 이미지들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낯설다. 카메라를 매개로 한 관찰은 익숙한 풍경을 다르게 만들며 새롭게 공간을 만들어 낸다. 전체를 관통하는 물 흐르는 소리와 간헐적으로 배치된 효과음들도 그 낯설음에 한몫을 더한다. 이 때문일까. 쓰임을 다한 것 같은 물건이지만 영화 안에서는 두런두런 말을 건다. 옛 우편번호가 여전히 남아 있는 우체통은 시끄럽기까지 하다. 강원 강릉이라는 지역이 갖는 흔하고 익숙한 판타지에서 벗어난 <부동(不動)>은 도심 어디쯤에서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으로 조용하게 안내한다. 그 안내에 따라 짧은 여행을 마치고 나면, 곁에 있는 일상을 다시금 눈여겨보게 만든다. 가까이에서 한 번, 멀리서 한 번. 그렇게 살피다 보면 각자의 여유 공간을 마련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최은정 / 서울독립영화제2022 로컬시네마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