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아리랑 : 천산의 디바

서울독립영화제2016 (제42회)

특별초청 장편

김정 | 2016 | Documentary | Color | DCP | 86min 42sec

SYNOPSIS

비극적 가족사를 가진 고려극장 여성 예술가들의 삶의 노래를 담은 음악 다큐멘터리. 국가 폭력의 비극을 주시하는 목격자이며 생존을 확언하는 기념물로서의 고려 아리랑. 이함덕과 방 타마라 두 디바의 멜로디. 영하 20도의 밤, 우슈토베의 고려인 강제 이주 기념비에 투사한 고려극장 배우들의 영상, 만월이 빛나는 장면이 눈물겹다.

DIRECTING INTENTION

<고려 아리랑 : 천산의 디바>는 1937년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당한 고려인들을 다룬 <망명 삼부작>의 두 번째 작품이다. 강제 이주 후, 고려인 예술가들은 소비에트 리얼리즘, 러시아의 잔존하는 유럽적 전통, 그리고 중앙아시아 노마디즘을 통과하며 고려극장을 새롭게 활성화했다. 고려극장 아리랑 가무단의 디바 방 타마라와의 만남의 과정이 무엇보다도 경이로웠다. 힘들게 수집한 파운드 푸티지가 우리의 고된 여정과 스크린을 밝혀주었다. 고려극장 이미지와 사운드 Sound를 담은 아카이브 다큐이기도 하다.

FESTIVAL & AWARDS

2016 제1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2016 제13회 EBS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2016 제08회 DMZ국제다큐영화제

DIRECTOR
김정

김정

2000 <거류>

2003 <황홀경>
2005 <원래 여성은 태양이었다:신여성의 퍼스트 송>
2004 <질주환상>
2010 <경>
2014 <김 알렉스의 식당 : 안산-타슈켄트>
2014 <눈의 마음 : 슬픔이 우리를 데려가는 곳>
2015 <도시를 떠돌다>
STAFF

연출 김정
제작 강진석
촬영 강진석
편집 김정, 강진석

PROGRAM NOTE

1930년대, 연해주의 고려인들이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등지로 강제 추방되었을 때, 그들 곁에는 고려극장의 예술인들이 있었다. 맨 땅에서 다시 삶의 터전을 일구어야 했던 고려인들의 고단한 역사와 순회공연으로 그들을 위로했던 고려극장의 역사는 그렇게 서로 마주보고 있다. 영화는 그 역사로 어떻게 들어가 볼 수 있을까. <고려 아리랑: 천산의 디바>는 당시 고려극장을 대표했던 최고의 가수 이함덕과 방 타마라 개인의 궤적을 통과하는 과정이야말로 그 역사와 함께 숨 쉬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고려극장의 첫 춘향이었던 이함덕에 대한 많은 이들의 기억을 모으고, 여전히 활력 있는 방 타마라로부터 지난 삶의 궤적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영화는 이 낯선 역사의 풍경에 자기만의 영화적 행로를 만들어나간다. 무엇보다 두 가수의 과거 공연 영상들이 영화 여기저기서 살아나고 카자흐스탄의 풍경들을 지나는 동안, 우리는 여성 개인의 역사와 노래(목소리)의 역사와 고려인의 역사가 서로를 내면화하며 다성적으로 공명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여기, 경계 위에서, 변방에서 지속되어온 강인하고 주체적인 삶의 소리가 울려 퍼진다. 김소영 감독의 ‘망명 삼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이다.

남다은 /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