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도 7호선

서울독립영화제2024 (제50회)

전진융 | 2024 | Fiction | Color | DCP | 31min (KN, E) Korean Premiere

TIME TABLE
11.29(금) 12:20-13:39 CGV압구정(본관) 2관 E, GV, 12
11.30(토) 18:00-19:19 CGV압구정(신관) ART1관 E, GV, 12
12.3(화) 17:40-18:59 CGV압구정(신관) 4관 E, GV, 12
SYNOPSIS

일본 아키타현 7번 국도변에 있는 작은 마을에서 어머니 경자와 함께 50년간 영업한 파친코 가게를 접기로 한 재일동포 영호는 은퇴 기념으로 어머니를 해외여행으로 초대하지만 어머니는 해외가 아닌 니가타로 가고 싶다고 한다. 영호는 니가타항에서 고모 순자가 그곳에서 북송 사업으로 북한으로 건너간 것을 떠올리며 어머니의 마음을 깨닫는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홀로 남겨진 영호는 어머니 앞으로 온 오래된 북한 편지를 발견한다. 그때 이혼하고 나서 일본인 어머니에게 이끌려 떨어져 살던 딸 나나가 찾아온다. 나나는 북한에서 온 편지를 보고 큰 관심을 가진다. 유서에 이끌려 영호는 나나와 함께 한국의 7번 국도를 달려 북쪽으로 향하는 여정으로 떠난다.

DIRECTING INTENTION

일본의 국도 7호선은 아오모리현에서 니가타현까지 이어져 있고 대부분은 북위 38도선보다 북쪽에 있습니다. 옛날에 니가타항에서 북한으로 건너가는 배가 있었고, 60-80년대까지 많은 재일동포가 기대를 품고 북한으로 떠난 북송 사업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헛된 희망이었습니다. 그리고 한반도 동해 해안가 도로도 국도 7호선입니다. 북한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군사분계선에 가로막혀 넘어갈 수 없습니다. 조국의 분단과 가족의 분단이라는 비극 속에서 7이라는 같은 숫자의 도로에 낀 한국, 일본 그리고 북한. 행운의 숫자인 7이 아이러니하게도 재일동포들이 많이 장사하던 도박 사업인 파친코와 슬롯머신으로 연상되어 구상하기 시작한 시나리오입니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분단 문제. 이 문제와 마주하는 것은 대박 전의 징조일까? 아니면 기대에 어긋나는 슬픈 현실일까?

FESTIVAL & AWARDS

Korean Premiere

DIRECTOR
전진융

전진융

2018 한국식
2020 객관적 연애담
2022 민우와 리에

STAFF

연출 전진융
제작 후지이 미치히토, 요시하라 히로유키, 박소희
각본 전진융
촬영 김동익
편집 전진융
조명 김동익
음악 노영심
미술 마오헝, 쪼우쯔쉬앤
출연 아라이 소지, 야마모토 미치코, 키자키 미나
동시녹음(일본 장면) 서지훈
동시녹음(한국 장면) 전영환
리레코딩 믹서 이토 히로노리
색보정 차시영

PROGRAM NOTE

<객관적 연애담>, <민우와 리에> 등의 작품을 선보인 전진융 감독의 작품이다. 전작들을 통해 재외동포들의 삶을 영화 속에 담아 왔던 그는 <국도 7호선>에서도 재일동포인 영호를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영호 역할은 드라마 <파친코>에서 선자의 둘째 아들인 모자수를 연기했던 재일한국인 3세 소지 아라이/박소희 배우가 맡았는데 흥미롭게도 <국도 7호선>의 오프닝 장면에도 파친코가 등장한다. 50년간이나 운영했던 파친코가 문을 닫고 아버지의 제사를 지낸 뒤 영호는 어머니와 함께 여행길에 오른다. 언젠가 그녀가 이별을 경험해야 했던 장소를 향해서. 그리고 그 여행은 어머니와의 이별 여행이 된다.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촬영한 <국도 7호선>은 때로는 과감하게 생략된 순간들 사이, 인물들 사이 묵혀 두었던 오래전의 시간들과 감정들을 천천히 피어 오르게 만드는 영화다. 소지 아라이/박소희 배우는 묵직하면서도 섬세한 연기로 누군가의 살가운 아들이자 동시에 서투른 아버지인 영호의 얼굴을 인상적으로 그려낸다. 일본 소도시와 양양 바닷가의 풍경을 담아낸 유려한 촬영과 역사적인 아픔과 슬픔을 한 가족의 시간 안에 차분하게 녹여내는 담백한 이야기가 잔잔한 파도처럼 보는 이의 마음에 와닿는 작품이다.

진명현 / 서울독립영화제2024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