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두번째 소개
서울독립영화제2020 (제46회)
본선 단편경쟁
이지선 | 2020 | Animation, Experimental | Color+B/W | DCP | 4min 11sec (KN)
SYNOPSIS
그림자의 목소리가 자신을 소개하며 등장한다. 나를 아는 듯한 그림자는 자신의 정체를 수수께끼처럼 조금씩 드러내는 듯 보이지 않는다. 동시에 눈앞에는 다양한 그림자의 모습이 실사 영상과 그림, 컴퓨터 애니메이션, 사진 등으로 교차되며 나타난다.
DIRECTING INTENTION
2010년 처음 영상예술을 시도할 때에 그림자를 통해 개인의 정체성의 이면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비로소 빛이 비추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음을 담았던 <그림자 첫번째 소개>의 후속편이다. 이후 수많은 영상 및 예술작업을 통해 실체의 윤곽과 움직임을 소리 없이 담는 그림자라는 존재를 표현해 왔다. 이들을 다시 모아 한 편의 영상으로 엮어 자신의 어둠, 무의식, 혹은 과거와 마주하여 대화하는 듯한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이지선
STAFF
연출 이지선
제작 이지선
각본 이지선
촬영 이지선
편집 이지선
음악 이지선
출연 이지선
PROGRAM NOTE
그림자의 목소리가 자신을 소개하며 등장한다. 그림자는 빛이 만들어 낸 사물의 검은 덩어리에 지나지 않지만 그래서 그 검은 덩어리 안에는 아무 서사도 없을 것 같지만 그림자의 목소리는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이건 아마도 그림자가 말을 거는 게 아니라 그림자에게 말을 거는 것이라고 말하는 게 정확할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하나는 밖에, 하나는 안에. 그림자는 여러 오브제를 통해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만 어떤 것도 정확한 형상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다. 다만 목소리를 통해 유추할 뿐이다. 그림자는 거울이 반영하지 못하는, 투영의 무엇. 무의식 혹은 내면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중요한 건 그림자의 존재 자체는 결과물에 가깝지만 영화에서는 근원이기도 하다는 것. 시점의 이동. 영화는 이 지점에서 흥미롭다. 편지 형식을 띤 불완전한 서사를 완성하는 건 영화를 보는 관객이 그리는 각자의 그림자일 것이다. 그건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영역이다. 온전히 각자의 형태를 가진 자신만의 소개가 될 것이다. 그건 누구를 설득하려고 만든 게 아니니까 무엇이든 괜찮다. 무엇이든 될 수 있어서 결국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그래도 괜찮다는 이 한 문장을 영화는 일관되게 주장한다. 4분 11초짜리 아주 크고 사소하고 구체적인 질문. 경쾌하되 단호한 불어의 내레이션은 이 영화를 한 편의 시처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감독의 전작이자 연작의 첫 번째 작업인 <그림자 첫 번째 소개>가 궁금해진다.
안보영 / 서울독립영화제2020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