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먹구름
서울독립영화제2024 (제50회)
정승희 | 2024 | Animation | Color | DCP | 12min (E)
TIME TABLE
11.29(금) | 20:00-21:22 | CGV압구정(본관) 2관 | GV, 12 |
12.1(일) | 10:20-11:42 | CGV 청담씨네시티 3관(컴포트석) | GV, 12 |
12.5(목) | 11:50-13:12 | CGV압구정(신관) 4관 | 12 |
SYNOPSIS
모든 기억이 디지털로 저장되고 공유되는 클라우드에 자신의 정체성을 의존하며 살아가는 미래 사회. 주인공은 완벽한 기억을 갖기 위해 전자뇌 수술을 받은 뒤 드림업로더로 살아가지만 메모리 부족으로 점점 기억을 지우게 되고 그럴수록 차마 지우지 못한 기억에 집착하게 되는데…….
DIRECTING INTENTION
이론적으로 완벽한 기억이 가능해진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개인의 기억과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2024 제64회 크라쿠프 영화제
2024 제25회 숏 쇼츠 필름페스티벌 & 아시아
2024 제42회 플리커스 로드아일랜드 국제영화제
2024 제20회 인디애니페스트
DIRECTOR
정승희
2015 우주보자기
2018 안개 너머 하얀 개
2021 보이지 않는 눈
STAFF
연출 정승희
제작 권덕규
각본 정승희
편집 정승희
음악 김동욱
미술 정승희
출연(목소리) 한해인
PROGRAM NOTE
<기억은 먹구름>은 이미 지옥에 가까운 현대적 풍경을 좀 더 극단까지 상상해 본다. 기억 그 자체가 자본화가 된 미래, 기억이 테크 자본처럼 취급하는 세계가 도래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 작품 속 증강 현실 디바이스는 끊임없이 메모리가 부족하니 클라우드 공간을 확보하라고 경고한다. 장편 하나는 소요해도 흥미롭기 짝이 없는 화두들을 <기억은 먹구름>은 11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고밀도로 압축된 이미지들로 형상화하는 데 성공한다. 때로는 시 같고 때로는 그로테스크한 블랙 코미디로 가득한 이 작품을 한 번의 감상으로 다 감각할 수 있을까? <기억은 먹구름>의 등장인물은 현대인의 핵심 제스처인 세 가지 행동만 반복한다. 핑거클릭, 스와이프, 스크롤. 인물은 윤곽선만 러프한 연필선으로 스케치되고 배경은 희미하거나 부재한다. 오직 생생하게 컬러로 보이는 건 증강 현실 그래픽 인터페이스가 띄워 주는 갖가지 광고와 경고 혹은 내비 지시, 앱 업데이트 안내, 대출 권유들이다. 인물은 내내 허공에 손을 찌르고 밀고 휘두르며 돌아다닌다. 초점이 맞는 건 내 눈앞에 뜨는 글자와 이미지뿐. 진짜 세계는 의식 변두리로 밀려난다. 이런 세계 속 주인공은 자신이 잃어버렸다는 기억을 찾아 정처 없이 헤맨다.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아서 이야기의 말미에 도달한 주인공은 끝내 기억의 편린을 다운로드받을 메모리마저 부족한 현실 앞에서 기억 담보 대출을 받게 된다. 이야기의 첫 오프닝과 수미상관으로 조응하는 엔딩까지, 모든 게 우스우리만치 정교하게 디자인된 악순환의 우화다.
김보람 / 서울독립영화제2024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