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보다 해몽
서울독립영화제2014 (제40회)
경쟁부문 장편
이광국 | 2014 | Fiction | Color | DCP | 99min | 최우수작품상
SYNOPSIS
관객이 한 명도 오지 않아 연극 공연을 하지 못한 여배우가 단원들에게 화를 내고 소극장을 나선다. 갈 곳이 없던 여배우는 거리에서 친구의 전화 한 통을 받고, 친구는 그녀에게 지난밤 꿈 이야기를 하며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그녀는 술을 사 들고 울적할 때마다 찾아가는 공원으로 향한다.
DIRECTING INTENTION
꿈속에서 만났던 누군가와, 보았던 무언가에 대한 생각으로 하루 종일, 혹은 그 이상의 날들을 그 꿈에 대한 생각으로 보낼 때가 있습니다. 꿈이 우리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과 현실이 꿈에 미칠 수 있는 영향들을 한 무명 여배우의 일상을 통해 표현해 보고자 합니다.
FESTIVAL & AWARDS
2014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CGV무비꼴라쥬상
DIRECTOR
이광국
2011 <로맨스 조>
2012 <말로는 힘들어>
STAFF
연출 이광국
제작 이광국
프로듀서 도영훈
각본 이광국
촬영 강대희
편집 손연지
조명 우효재
음악 정용진
미술 조상경
녹음 윤종민
조감독 최범찬
출연 신동미, 김강현, 유준상
PROGRAM NOTE
텅 빈 관객석 앞, 분장을 한 채 무대 위에 앉아있는 그녀는 연극배우다. 그녀는 관객 없는 공연장에서 모멸감과 자괴감을 견디던 끝에 다시는 무대로 돌아오지 않을 사람처럼 공연장을 박차고 나선다. 하지만 무대 밖 현실이라고 나을 건 없다. 딱히 갈 곳도, 만날 사람도 없는 그녀는 텅 빈 공원에 우두커니 앉아있다. 남자친구와 이별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겨울바람은 몹시 매섭다. 그 때 홀로 비참해진 그녀를 찾아온 것은 이야기, 아니, 꿈의 미로다. <로맨스 조>에서 이미 이야기 연쇄의 마력을 영화적 언어로 기발하게 풀어냈던 감독의 작품답게 <꿈보다 해몽>은 어느 불운한 연극배우의 나른하고 지루한 현실을 이야기의 모험으로 위로한다. 무대 위에서는 실패한 배우였으나, 이제 그녀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되어 꿈과 현실, 이야기와 사실의 경계를 오가는 흥미로운 주인공이 된다. 이야기의 반복으로 상황은 매번 원점으로 돌아오는 것 같지만, 그 과정에서 여자의 마음, 시선, 표정, 그리고 세계의 공기는 조금씩 움직인다. 그런 움직임들이 영화에 활력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은 <로맨스 조>와 어느 정도 유사해 보이나 이번 영화에서는 그 활력으로 영화 내내 부유하는 죽음의 그림자를 누르고 있다는 인상이 더해진다. 죽음 충동과 죽음의 두려움, 불안이 뒤섞여 어른거리지만, 그걸 유머와 이야기 구조로 방어하고 있다는 인상. <꿈보다 해몽>을 지탱하는 이야기 구조는 따뜻하고 낭만적인 꿈이 아니라, 그늘진 슬픔을 감추려고 애쓰는, 생각보다 어두운 꿈에 더 닿아 있다.
남다은/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