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

서울독립영화제2011 (제37회)

본선경쟁(단편)

김경진,정민영 | 2011|Animation|Color|HD|13min

TIME TABLE
SYNOPSIS

모든 것이 말라버린 땅. 메마른 풀뿌리와 녹슨 통조림 캔이 전부인 곳. 그 곳에서 오랫동안 견디며 살아오는 펭귄 한 마리가 있다.

DIRECTING INTENTION

변해버린 환경 속에서 보호되지 못한 채 위태롭게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DIRECTOR
김경진

김경진

2007 밀양 아리랑
2010 길을 잃은 아이들

정민영

정민영

2002 Say My Name
2003 길
2007 <별별이야기2> 중 메리골라스마스

STAFF

연출 김경진, 정민영
제작 클락하우스
각본 김경진, 정민영
촬영 김경진, 정민영
편집 김경진, 정민영
미술 김경진, 정민영
음악 White Tone
음향 문장혁
visual effects 박성호, 최동혁
캐릭터&배경 디자인 김경진, 정민영, 이상재

PROGRAM NOTE

연유를 불문하고 펭귄은 사막에서 홀로 살아가고 있다. 연명을 의무로 마른 땅을 파내지만, 비틀어진 깡통은 텅 비어있다. 한때 그곳은 영화(榮華)로운 곳이었을지 모르겠으나, 지금은 버려져, Sea World 간판 속 웃고 있는 광대인형만큼, 쓸쓸한 폐허로 가득하다. 모래바람 부는 건조한 사막의 펭귄, 외로운 날들을 견디며 살아가는 망명자. 그러던 어느 날 놀라운 대상이 펭귄 앞에 나타나는데, 그것은 바로 커다란 고래의 출현이다. 이제 펭귄은 덧없이 마른 땅의 빈 깡통을 캐낼 필요가 없겠다. 고래를 힘겹게 끌어 사막의 이글루 안에 안치시킨 후, 아주 편안한 사냥을 시작한다. 그러나 어이할 것인가. 살아있는 고래는 그 순간 눈을 번쩍 뜨고, 펭귄은 고래를 만났을 때만큼이나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자신과 고향이 같을지도 모르는 거대한 생명체를 옆에 두고, 고단한 삶을 뒤채이며, 먼 시간을 떠올리는 펭귄. 한 때 몸속 가득 물을 머금고 유영하던 곳, 바다, 바로 그들의 낙원. 결국 고래는 펭귄의 도움으로 그의 바다에 다다르고, 위용을 자랑하는 빙하의 땅 앞에 펭귄은 다시 선다. 고래를 보냈지만, 펭귄은 바다로 돌아가지 않았다. 낙원을 등지고 사막으로 돌아 온 펭귄은 저 너머 지는 해를 바라보며 무상에 젖는다. 스톱모션애니메이션 <낙원>은 특유의 장르적 특성을 살려,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한 작품이다. 사막에서 살아가는 펭귄이라는 황당한 설정은, 상황에 걸맞는 미장센, 멋진 카메라워크, 조밀한 사운드 배치 등으로, 먼 땅에서 살아가는 망명자의 감정을 진하게 환기시킨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펭귄의 표정이 너무나 인간적인, 그리하여 사막과 같은 건조한 도시위에서, 저마다의 낙원을 그리워하며, 밤을 뒤채는 수많은 삶의 숨결이 들리는 듯 하는, 애니메이션의 상상력이 보는 이의 감정과 자연스럽게 연대하는 사랑스러운 작품이다.

김동현/서울독립영화제2011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