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의 집

서울독립영화제2009 (제35회)

본선경쟁(단편)

조성희 | 조성희|2008|Fiction|Color|HD|43min | 우수작품상 & 독립스타상-미술감독 이병덕, 이병준

SYNOPSIS

반지하에 살고 있는 가난한 남매.
어느 날 낯선 괴한들이 집안에 침입해 남매를 위협한다.

DIRECTING INTENTION

‘알지 못함’에서 오는 두려움과 불안을 표현하려 했습니다.

FESTIVAL & AWARDS

2009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
2009 제62회 칸국제영화제
2009 제8회 미쟝센단편영화제

DIRECTOR
조성희

조성희

2007 < tropicalia >

STAFF

연출 조성희
제작 한승상
각본 조성희
촬영 양근영
편집 조성희
조명 지윤정
미술 이병덕
음향 김수덕
출연 구교환, 박세종

PROGRAM NOTE

도입부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는 영화가 어떤 이야기를 풀어놓을지 짐작할 수 없다. 오빠 철수와 여동생 순이는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로 문을 열어주지 말라고 신신당부하고 떠난 아버지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면서, 빨간펜을 하고 벽에 낙서를 하고 집에서 지루하게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이야기는 진행될수록 조금씩 이상한 낌새를 드러낸다. 철수가 걸어본 전화 속 메시지에 의하면 아버지는 ‘의식이 우주의 그것과 합쳐져 자와 타의 경계가 무의미한 지경으로 무수히 많은 조각으로 흩어져있고 물리적인 무게와 부피를 갖지 않는 상태’ 이기 때문이다. 누군가 남매만이 있는 집의 문을 두들기고 안으로 들어오기 위해 노골적인 거짓말을 늘어놓기 시작하면 이야기는 점점 크게 건너뛴다. 이건 아이가 있는 집에 강도가 들어온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SF나 판타지의, 혹은 일본 만화의, 또는 더 극한의 이야기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세 명의 남자는 왜 순이를 데려가려 하는가? 집 밖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이런 의문은 중요하면서도 사실 중요하지 않다. 관객은 앞으로 벌어질 상황을 전혀 짐작할 수 없으며, 결정권은 원래 감독의 손에 있었고, 그러므로 관객이 이야기를 꿰어 맞추려는 순간 영화가 쳐놓은 덫에 이미 걸린 것일 뿐이다. 심지어 영화는 왜 이런 덫에 빠져야 하는가를 질문할 시간이 없을 만큼 관객을 휘어잡는 테크닉이 세련되고 강력하며 타이밍이 정확하다. 이제 관객에게 남은 건 숨 막히는 공포와 스릴뿐이다.
<남매의 집>은 어딘가 모르게 해님 달님 이야기를 연상시킨다. 문을 열어주지 말라고 남매에게 신신당부하고 떠난 엄마는 이미 호랑이에게 잡아먹혔고, 어쩌다보니 호랑이는 집안에 까지 들어오고 말았다. 이제 남매를 도와 줄 동아줄이 하늘에서 떨어질 것인가? 결말이 궁금하다면 이 영화를 지켜보길 바란다.

김이환/서울독립영화제2009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