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눈동자

서울독립영화제2024 (제50회)

혜원 | 2024 | Fiction | Color | DCP | 13min (E) World Premiere

TIME TABLE
11.29(금) 18:00-19:23 CGV압구정(신관) 4관 GV, 12
12.1(일) 15:40-17:03 CGV압구정(본관) 2관 GV, 12
12.5(목) 12:40-14:03 CGV압구정(신관) ART2관 GV, 12
SYNOPSIS

1960년대, 한국 남쪽의 수많은 섬 중 하나. 큰 바위섬에 사는 수정은 맏딸로서 엄마의 불호령에 맞춰 일하기 바쁘다. 어느 날 수정은 산속에서 알 수 없는 포대기를 발견한다.

DIRECTING INTENTION

어릴 적 엄마가 종종 해 주던 할머니와의 이야기, 할머니 집에서 바라본 풍경과 사람들, 그리고 할머니의 연갈색 눈동자. 
이상하게도 자꾸만 떠오르는 이미지와 걸려 넘어지듯 우리를 뒤돌아보게 만드는 기억을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혜원

혜원

2013 Blank

STAFF

연출 혜원
제작 김지연
조연출 정설향
각본 혜원
촬영 이호정
편집 혜원, 이지현
조명 조현재
음악 이신희
미술 김선주
출연 윤서진, 송정옥

PROGRAM NOTE

1970년대로 추정되는 어느 날, 수정(윤서진)은 마당에서 불을 피워 밥을 짓는 엄마를 돕다가 나무를 구하러 뒷산에 오른다.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시간, 작은 포대기를 발견하고는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시커멓게 타 죽은 아기의 시체다. 왜 죽었을까, 이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엄마에게 물어봐도 ‘이런 망할 년, 집안일은 신경 안 쓰고 어디로 내빼려고만 하네!’ 핀잔만 들은 수정은 그래도 궁금증을 없앨 수가 없다. 요약한 이야기로는 제목의 ‘녹색 눈동자’가 의미하는 바를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힌트는 거친 입자의 녹색 톤을 띠고 있는 영화의 색감이다. 이는 수정이 맞닥뜨린 그날의 ‘시선’을 나타내는 것일 텐데 녹색은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경계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낮과 밤이 교차하는 시간에 벌어진 일, 갓 태어난 삶이 주검으로 끝을 맞이하고, 이제 겨우 중학생 정도 되는 나이의 수정은 이를 판단할 삶의 연륜이 아직 갖춰져 있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성장이란 게 그렇다. 마을의 산으로 은유되는 세상의 검은 비밀을 하나둘 맞닥뜨리고 경험하면서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터득하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시체를 그냥 산에 두고 온 것도 그에 해당할 터다. 이게 마음에 남은 수정은 다시 찾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작별 인사를 건넨다. 세상이 아무리 수정을 속일지라도 수정은 이에 굴하지 않고 잘 성장할 것만 같다.

허남웅 / 서울독립영화제2024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