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렌의 결혼
장편 쇼케이스
임찬익 | LIM Chanik | 2023 | Fiction | Color | DCP | 83min (E)
SYNOPSIS
다큐멘터리 조연출인 승주는 자신의 작품을 연출하길 희망하지만, 이번에도 조연출을 맡아 고려인 결혼식을 찍기 위해 카자흐스탄으로 떠난다. 연출자인 박유라가 교통사고를 당해 찍어야 할 결혼식을 놓치고 만 촬영팀. 승주는 촬영감독인 영태와 유라의 삼촌인 게오르기와 함께, 유라의 고향 사티마을에서 가짜 결혼식을 만들어 다큐를 완성하려 한다.
DIRECTING INTENTION
다른 공간에서 서로 다른 꿈을 가지고 있지만, 서로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젊은이의 얘기를 담고 싶었다. 여기 한국과 그곳 카자흐스탄에서 말이다.
FESTIVAL & AWARDS
2023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2023 남도영화제시즌1순천
2023 제54회 인도국제영화제
DIRECTOR
임찬익
2011 체포왕
2014 지구 최후의 날
2022 영화감독 노동주
STAFF
연출 임찬익
제작 박루슬란
각본 임찬익
촬영 김형준
편집 서승현
조명 김동효
음악 채수현
미술 아자맛 코낙바예프
출연 이주승, 아디나 바잔, 구성환, 조하석, 유승목
PROGRAM NOTE
자기 일이 아닐 때 호언장담하기란 쉽다. 외주 프로덕션에서 조연출로 활동 중인 승주가 그랬다. 방송국 등의 갑질에 이골이 나면, 자신이 입봉해 진짜 다큐가 뭔지 알려 주겠다고 말하곤 했다. 그는 머나먼 카자흐스탄에서 자신과 대면할 경험을 하게 된다. 연출을 맡기로 했던 현지 감독이 사고를 당하고, 찍으려고 했던 결혼식은 이미 끝난 뒤다. 일주일 안에 작업물을 가지고 귀국해야 하는 그는 감독의 고향인 시골 마을로 향한다. 승주가 카자흐스탄의 맑은 자연에서 깨달음을 얻으리라는 것쯤은 누구나 예상하겠지만, 임찬익은 굳이 약은 수를 쓰기보다 정공법을 취한다. 즉, 과연 결혼식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질 수 있을지 호기심 삼아 바라보는 척할 필요는 없다. 영화는 우리와 전혀 다른 마음으로부터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를 묻는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공간은 그 자체로 주인공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계약에 따라 원하지 않는 것을 만들어 왔던 삶, 거짓으로 포장된 것에 의존해 왔던 삶에서 정작 소중한 게 무엇인지 질문할 시간은 없었다. 다큐의 생명은 ‘팩트’라고 배웠던 승주는 팩트 너머의 진실을 몸으로 받아들인다. 카자흐스탄의 무공해 자연을 보는 것만으로도 볼 가치가 충분한 작품이다.
이용철 /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