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마리아2

서울독립영화제2015 (제41회)

특별초청 장편

경순 | 2015 | Documentary | Color | DCP | 120min

SYNOPSIS

일본 성노동자들과의 연대를 위해 일본으로 떠나는 한국의 성노동자 연희, 매춘부 출신의 위안부가 운동에서 배제됐던 과정을 강의하는 일본의 야마시타 영애 등, 피해자가 되고 싶지 않은 성노동자들과 피해자도 될 수 없었던 매춘부 출신의 위안부 문제가 교차되며 영화는 기억에서 사라진 이야기들을 하나씩 들춰낸다.

DIRECTING INTENTION

나는 늘 한국과 일본이 혹은 진보와 보수가 ‘위안부는 매춘부다’ ‘위안부는 매춘부가 아니다’라는 명제를 놓고 대립하는 양상이 불편했었다. 그 말은 이미 매춘부는 나쁘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고 그 당시 혹은 현재의 실제 매춘부인 당사자의 인권은 조금도 고려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낙인’을 매번 상기시켰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과 진실이 늘 일치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불협화음이 늘 기억과 역사를 혼돈에 빠트린다. 레드마리아2는 몸의 기억과 정치의 기억이 외면한 매춘부에 대한 이야기면서 기억에서 사라진 여성에 대한 역사의 한 궤이다. 진실을 마주하는 일은 늘 고통이 따른다는 진부함이 여전히 우리의 발목을 잡는다.

FESTIVAL & AWARDS

2015 제7회 DMZ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국제경쟁 초청

DIRECTOR
경순

경순

1999 <민들레> 

2001 <애국자게임>

2003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2006 <쇼킹패밀리>

2012 <레드마리아> 

2015 <레드마리아2> 

STAFF

연출 경순
제작 빨간 눈사람
각본 경순
촬영 태만호 경순
편집 경순 김나리
음악 이지은
출연 김연희 가나메유키코 야마시타영애 박유하 가와다후미코

PROGRAM NOTE

 
아시아를 횡단하며 여성들을 만났던 <레드마리아>, 속편에서는 남한에서 가장 논쟁적인 주제들로 여겨지는 ‘성노동’과 ‘위안부’ 문제를 직시한다. 영화 속에 인터뷰이로 등장하는 야마시타 영애 . 박유하 교수 등이 여러 각도에서 지적하여 때로 논란을 부르기도 했던,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작금의 논의가 지닌 한계. 그것은 바로 모두가 “강제 연행이 있었는지”를 규준으로 삼고 다툰다는 점이다.강제 연행이 있었다면 문제지만, 없었다면 문제가 안 된다? 그렇다면 당시 공창제가 동원한 일본과 대만 등지의 ‘매춘부’들은? 조선 출신 위안부는 과연 예외였던가? 그들이 강제로 연행되지 않았다 한들 성노예가 아닌가? 그리하여 일본군의 집단 강간과 전쟁 범죄행위가 사라지는가? 영화는 “강제 연행” 여부와 그 증명에만 얽매여 “가해자가 피해자를 인정하지 않고 피해자는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시간을 새기고, 그 “침묵의 의미를 생각”하려 한다. 운동에 필요한 것만 취하고, 나머지는 버렸던 역사의 잔여도 <레드마리아2>는 곡진히 길어올린다. 이를테면 시로타 스즈코 . 배봉기 씨의 삶, 그들을 잊지 않으려 기록하고 기리는 이들의 존재를. 씨줄과 날줄로 엮인 쟁점들은 ‘내셔널리즘’이란 교차점 위에서 만난다.또, 2차대전 중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게 하는 예의 틀과 현재 성노동 문제의 근친관계를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카메라가 명료하게 보여준다. 성노동자들에게 가해지는 사회적 낙인은 타당한가?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비범죄화’되지 못하고 파견 형태 등으로 변형된 매매춘은 성노동자들을 위험한 일터로 내몰 뿐이다. 한국전쟁 때 자국민을 위안부로 강제 동원하고 그 뒤로도 오랫동안 미군을 상대하는 성노동자를 직접 관리하며 외화벌이에 나섰던 이 나라에서 살기 위하여, 꼭 봐야 할 작품이다.

신은실/인디다큐페스티발2015 집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