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 스트립 프로젝트

서울독립영화제2024 (제50회)

새로운선택 장편

박효선 | 2024 | Documentary | Color | DCP | 103min (KE) World Premiere

TIME TABLE
11.30(토) 20:00-21:43 CGV압구정(신관) ART2관 K, GV, G
12.2(월) 12:20-14:03 CGV 청담씨네시티 프리미엄관 K, G
12.5(목) 19:40-21:23 CGV압구정(신관) 4관 K, GV, G
SYNOPSIS

그저 하나의 재미있는 퍼포먼스로 시작한 ‘메릴 스트립 프로젝트’는, 어느새 한국 내 여성인권의 현실을 고발하는 저항의 아이콘이 된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프로젝트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흐른다.

DIRECTING INTENTION

내 인생은 늘 “왜”를 찾는 여정이었다.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는, 외면할 수 없는 문제를 풀기 위해 무엇이든 하고 싶었다. 때로는 답에 닿을 수가 없어서, 내가 답이 될 수 없어서 좌절했다. 하지만 이제는 깨달았다. 그 모든 실패와 번거로움을 포함한 모든 게 답이었음을.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박효선

박효선

2014 하마비계

STAFF

연출 박효선
제작 박효선, 장은진, 정경희
촬영 박효선, 정경희
편집 박효선, 안정연
그래픽 노윤진
일러스트 권현화

PROGRAM NOTE

농담처럼 나눈 이야기가 영화가 되리라 누가 예상했을까? 한 편의 영화를 완성하는 데 소요된 7여 년의 시간을 우리는 채 가늠할 수 있을까? 배우이자 페미니스트인 메릴 스트립을 향한 박효선의 사적인 에세이이자 러브레터로 시작된 이 영화는 서서히 동등한 페미니스트로서,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대화를 나누기 위한 공동 프로젝트로 확장된다. 물론 그것이 매끈하게 포장된 일직선상의 길 위에 펼쳐진 것은 아니다. ‘그저 메릴의 영화를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그럴 수가 없다’. 깊은 곳에서 끌어올린 박효선의 한숨처럼 그의 카메라는 자기 자신과 주변인들이 살아가는 현실을 비출 수밖에 없음을 증명한다. 결국 이 영화는 영화예술인들이 겪는 불필요한 자기 검열의 태도, 사회에 만연한 각종 범죄 및 혐오 등의 문제와 분리될 수 없는 한 시대상의 기록이면서 실질적인 운동(movement)이다. 여기서 특히 기억해야 할 건 그 주체가 허구 속에 있을 법한 초인이 아닌, 가능성과 불가능성의 경계가 주는 두려움, 불분명한 기약 앞의 불안과 외로움, 경제적 제약이 주는 환멸 따위를 딛고 일어서야 하는 ‘사람’이란 사실이다. 그러자 영화엔 박효선이 ‘못 해도 해야만’ 했고 ‘안 했으면 끝나지 않았을’ 이중 부정문으로 산출시킨 갈망과 의지, 역능의 언어들이 보인다. 장기화된 프로젝트의 곁을 맴돌며 그때그때 목소리를 보태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보인다.

변해빈 /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