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령불복종 교사

서울독립영화제2014 (제40회)

경쟁부문 장편

서동일 | 2014 | Documentary | Color | Digi-Beta | 101min 47sec | 심사위원상

SYNOPSIS

2008년 10월 13일 초등 6학년, 중등 3학년, 고등 1학년을 대상으로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일명 일제고사)가 전국적으로 실시됐다. 이를 앞두고 서울의 몇몇 교사가 학부모에게 시험을 원치 않을 경우 체험학습을 선택할 수 있다고 안내한 ‘담임 편지’를 보냈다. 시험 당일, 이 교사들은 국가공무원으로서 명령에 불복종했다는 이유로 해임, 파면의 중징계를 받는다.

DIRECTING INTENTION

명령에 복종할 것인가, 교육적 양심을 따를 것인가?
대한민국 교사는 국가공무원으로서 교육당국의 명령과 권위적 학교문화 속에서 늘 교사의 양심과 싸운다. 2008년 일제고사 시험 선택권 문제로 촉발된 전교조 교사 해직사태를 되돌아보면서 대한민국에서 교사가 교육적 양심과 소신을 갖고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일이 얼마나 지난한 일인지, 우리 교직사회의 경직된 모습을 반추해보고자 한다.

FESTIVAL & AWARDS

Premiere

DIRECTOR
서동일

서동일

2005 <핑크팰리스> 


2007 <작은여자 큰여자 그 사이에 낀 남자> 


2013 <두물머리>


 

STAFF

연출 서동일
제작 서동일
각본 서동일
촬영 서동일, 이귀정, 최혜원, 정재호, 오마이뉴스
편집 서동일
음악 베르다마로
출연 송용운, 정상용, 윤여강, 김윤주, 박수영, 설은주, 최혜원

PROGRAM NOTE

직설적인 제목 그대로다. 이 영화는 일제고사 실시라는 제도의 획일적인 명령을 따르지 않은 교사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그들이 자신들이 가르치던 학생들을 다시 만나기 위해서 어떤 식으로 싸워야 했는지, 그 절실한 싸움의 과정을 따라간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들은 일제고사를 무조건 반대한 것이 아니라, 그 시험의 성격에 대해 설명하고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준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태의 본질은 어쩌면 일제고사라는 제도 자체의 문제만이 아니라, 학생들에게는 선택의 자율권이 결코 주어져서는 안 된다는 더 끔찍하고 폭력적인 논리다. <명령불복종 교사>는 별다른 영화적 장치 없이 어떻게 해서든 학생들을 품어 안으며 교육자로서의 책임을 다하려는 해직교사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소수의 부모들, 무엇보다 선생님과의 강제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이들을 바라본다. 초등학교도 아직 졸업하지 않은 아이들이 기성세대에 대한 불신부터 배워가며 흘리는 눈물, 그런 아이들보다도 인간에 대한 예의나 옳고 그름에 대한 최소의 판단력조차 상실해버린 교육자들의 뻔뻔한 태도가 보는 이들을 괴롭게 한다. 해직교사들이 다시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전투적으로 싸운 덕분에, 아니 애초 해직의 명분이 없었기 때문에 다행히 그들은 모두 복직된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그렇게 상처를 입히고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자유를 준 대가로 해직된 선생님에 대한 죄책감과 마음의 생채기를 가끔 꺼내보며, 혹은 묻어둔 채 더 획일적이고 더 억압적인 학창시절의 나날을 지나고 있을 것이다. 깊은 무력감과 슬픔과 미안함과 분노를 지나 영화의 끝에 이르러 우리는 묻게 된다. 그래도 여전히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 모든 걸 걸고 애쓰는 어른들이 저렇게 존재하고 있다고 아이들을 위로할 것인가. 지금 우리 자신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남다은/서울독립영화제2014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