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들
장편 쇼케이스
권민표 | 2023 | Fiction | Color | DCP | 150min World Premiere
TIME TABLE
12.3(일) | 19:50-22:20 | CGV압구정(신관) ART1관 | GV, 12 |
12.7(목) | 11:00-13:30 | CGV압구정(본관) 3관 | GV, 12 |
SYNOPSIS
평범한 하루를 살아가는 도율이 마주하는 소소한 만남과 이별들
DIRECTING INTENTION
매일 수많은 얼굴들이 지나쳐 간다.
오랜 시간 사랑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왔다.
어느 순간 그들의 얼굴은 떠오르는데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권민표
2017 무더위
2020 종착역
STAFF
연출 권민표
제작 권민표, 나도율
각본 권민표
촬영 권민표
편집 권민표
조명 권민표
현장PD 손모아
동시녹음 고은혜
출연 기진우, 이재리, 조준형, 차시윤, 강윤정, 김예림
PROGRAM NOTE
그해 내가 가장 좋아했던 <종착역>을 공동연출한 이후, 권민표, 서한솔은 따로 영화를 만들었다. (작년 서독제에서 상영된) 서한솔의 <늦더위>를 보고 정서라는 게 참 바뀌지 않는 거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그만큼의 시간을 지나 권민표의 150분에 이르는 장편 <목소리들>을 보았다. 마찬가지로 길고 느리고 조용한 걸음의 로드무비. 다시 생각했다. 영혼이 연결된 정서라는 게 있는 건가? 두 영화에 같은 배우, 기진우가 출연하고 있어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두 영화는 기진우라는 배우가 연기한 동주 캐릭터를 다루는 두 개의 워크숍, 프로젝트처럼 보인다. 창으로 문을 닫는 영화 <늦더위>를, <목소리들>이 창으로 문을 열며 연결하고 시작하는 것도 그랬다. 아니면 내가 괜히 개별 감독들의 작품을 엮어대는 주책을 피우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사과를 해야 할 것이다. 어쨌든 <목소리들>은 일상과 일상 사이, 시간과 시간 사이를 건너뛰는 로드무비 같지 않은 로드무비다. 이 영화를 보노라면 로드무비라는 것은 공간이 아니라 시간의 기록이다. 어디에 머물다, 가 아니라 어디에 머문 순간을 담는 일. 너무나 사소해서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때 뭐 했을까, 싶다가 그것이 담긴 기록을 통해 그 순간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일. 이어 순간은 심리와 맞붙고, 거기에 담긴 심리적 여정을 느끼게 하는 일. 그 안에 현재 이십, 삼십대의 갈데없는 쓸쓸함이 묻어난다. 이미지와 달리 기억에 저장되기 힘든 목소리와 음향의 기록에 카세트테이프와 기계장치가 필요하듯이, 권민표식 로드무비가 가치를 득하는 건 그래서다.
이용철 /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