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물교환
서울독립영화제2015 (제41회)
본선경쟁 단편
조세영 | 2015 | Fiction | Color | DCP | 29min 8sec
SYNOPSIS
겨울 낮 공사장, 여자와 현장소장, 폐휴지 할머니의 물고 물리는 이해관계 안에서 각자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물물교환이 이뤄진다.
DIRECTING INTENTION
우리는 주변을 감시한다.
도시화, 세계화 속 경제동물들은 서로를 잡아먹으며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다양한 감귤브랜드에 깔끔하게 포장된 한라봉, 천혜향은 경제적 가치가 있다.
추운 겨울, 온돌방에서 사람들과 나눠 먹던 달달한 귤은 교환가치가 없는 먼 추억일 뿐.
FESTIVAL & AWARDS
2015 제1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언급
2015 제15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DIRECTOR
조세영
2009 <버라이어티 생존토크쇼>
2013 <자, 이제 댄스타임>
STAFF
연출 조세영
제작 조두영
각본 조세영
촬영 원순애
편집 조세영 김병수
음악 윤성혜
미술 정예진
출연 안민영 최요한 이용이
PROGRAM NOTE
여기 건설 현장을 지키는 중년 여자, 건설 현장에서 나오는 폐품을 수집하는 할머니가 있다. 그리고 이들 위에는 남자 건설 소장이 있다. 여자는 하나뿐인 딸을 키우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이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 할머니는 폐품을 가져가는 대가로 소장에게 봐달라며 한라봉 한 상자를 건넨다. 소장은 하루 일당으로 돈 대신 한라봉을 여자에게 준다. 여자는 딸의 선생에게 한라봉을 선물하고 할머니는 폐품을 가져갈 때마다 여자에게 귤을 내민다.자본주의 사회에서 갑-을 관계 특히 불평등한 노동 조건 하에서는 언제나 남성보다 여성이 더 열악한 위치에서 최하위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여성은 노동 차별에 성차별까지 이중 차별의 굴레에 놓여 있다. 모든 것이 상품화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노동이 소외될 뿐만이 아니라 여성의 성 역시 물건처럼 거래 대상이 된다. 무엇이든 돈으로 환산되는 착취와 억압의 구조, 감독은 바로 이 착취와 감시의 관계, 부당한 거래를 절제된 시선으로 냉정하게 들여다본다. 한편 영화가 끝나갈 때쯤 우리는 ‘물물교환’이 탁월한 제목이라는 사실뿐 아니라 더불어 사람은 물건이 아니라는 사실을, 사람의 감정은 물건으로 ‘교환’되는 것이 아니라 ‘소통’하고 ‘공유’하는 것이라는 진실까지 깨닫게 된다. 다양한 층위를 읽을 수 있어 여러모로 흥미로운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연대와 전복이 주는 통쾌함이 기다린다. 조우리 작가의 ‘물물교환’을 각색한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던 조세영 감독의 첫 극영화 연출작이다.
홍재희/서울독립영화제2015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