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모양

단편 쇼케이스

이성강 | 2022 | Animation | Color | DCP | 13min (E)

SYNOPSIS

아시아의 고원. 어린 소년이 광산에 일하러 간 아빠 대신 아픈 할머니와 함께 지내고 있다. 어느 날, 새끼 양을 죽인 늑대에게 복수하겠다며 총을 들고 집을 나서는 소년. 핏자국을 쫓아서 마침내 늑대를 발견하지만 절벽에서 추락하는 바람에 늑대를 놓쳐 버리고, 오히려 굶주린 이리들에게 쫓겨 도망치게 된다. 눈보라 속에서 길을 잃고 쓰러져 정신을 잃어 갈 때 다시 나타난 늑대가 소년을 물고 어디론가 끌고 간다.

DIRECTING INTENTION

형체가 없는 바람이 폭풍을 만드는 것처럼 인생에서도 이유를 알 수 없는 역경이 만들어지곤 한다. 불운을 원망과 복수심으로 막으려다가 더욱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기도 하지만 결국 그렇게 역경을 지나가며 세월이 흘러간다.

FESTIVAL & AWARDS

2023 제18회 파리한국영화제
2023 제10회 가톨릭영화제
2023 제19회 서울인디애니페스트
2023 제27회 판타지아국제영화제
2022 제25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DIRECTOR
이성강

이성강

2016 카이, 거울호수의 전설
2022 프린세스 아야

STAFF

연출 이성강
제작 이성강
각본 이성강
편집 이성강
음악 김동욱
출연 동하, 이돈용, 이성경

PROGRAM NOTE

이성강 감독의 작품은 오랫동안 ‘변신’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있었다. <덤불속의 재>(1999년)에서도 일종의 변신 모티프가 나온다. 이 작품과 가장 유사한 작품은 <카이 : 거울 호수의 전설> (2016년)의 전설이지만 동물로 변신하는 인간이라는 지점은 최근작인 <프린세스 아야>(2022년)까지 이성강 감독 작품에 늘 중요한 테마로 등장한다. 이러한 변신은 카프카의 소설 <변신>처럼 인간이지만 인간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버림받고 결국 자신의 정체성을 다시 되찾아야만 하는 존재로서 그려지고 있다. 몽고에는 항가이라는 산맥이 있다. 이 작품의 주인공 소년의 이름이 마침 ‘항가이’이다. 주인공 ‘항가이’는 자신의 양을 죽인 늑대를 죽이고 싶어 한다. 하지만 늑대를 잡으러 갔다가 오히려 늑대들에게 둘러싸여 죽을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늑대는 소년을 도와주고 초원의 폭풍 속에서 집으로 돌려보내 준다. 그리고 항가이는 할머니로부터 늑대로 변한 아이에 대한 오래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 아이는 자신을 늑대로 변하게 버린 부족민들을 증오하며 원한을 가지고 있었다. 이 작품은 설화와 현실에서 변신하는 인간과 그의 증오와 남아 있는 인간성에 대해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이성강 감독의 최근작은 점점 더 미니멀한 아트웍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번 작품은 마치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처럼 터치가 강조되어 있다. 한국단편 애니메이션의 시작을 대표하며 4편의 장편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최근까지도 꾸준히 단편 작품을 만들고 있는 이성강 감독의 신작을 이번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여러분들도 감상해 보시기를 추천한다.

장형윤 / 서울독립영화제2023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