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크게 들을 것

서울독립영화제2009 (제35회)

본선경쟁(장편)

백승화 | 2009|Documentary|Color|DV|94min | 관객상

SYNOPSIS

이야기는 이렇다. 펑크 레이블 ‘문화사기단’의 중심인물이었던 리규영은 여자친구가 덜컥 임신을 하는 바람에, 음악인으로서의 생활을 접고 고향인 인천으로 귀향한다. ‘락음악도 전기도 짜릿하긴 마찬가지’라는 이유로 전기관련 국가공인 1급 자격증을 따고 성실한 가장이 된 것도 잠시, 그는 뜬금없이 부평의 모텔촌 한 가운데에 인디레이블 ‘루비살롱’을 열고, 풍운아 같은 밴드를 불러 모으기 시작한다.
그들은 과연 그들의 바람대로 대한민국 최고의 레이블이 될 수 있을까?

DIRECTING INTENTION

록큰롤조차 신파로 만들어 버리는 빌어먹을 대한민국에서, 막나가는 음악다큐멘터리를 보고 싶었지만, 그건 역시 아무도 하지 않아서, 그냥 내가 했다.(라고 쓰고‘록큰롤!’이라고 읽는다.)

FESTIVAL & AWARDS

2009 제1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2009 제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DIRECTOR
백승화

백승화

2006 < 잘자, 좋은꿈꿔 >

STAFF

연출 백승화
제작 이규영
각본 백승화
촬영 백승화
편집 백승화
미술 서준교
음향 이재훈
출연 갤럭시 익스프레스, 타바코쥬스, 리규영

PROGRAM NOTE

“이 빌어먹을 나라엔 로큰롤 스타가 필요하다”. 부평의 한 모텔 촌에 라이브 클럽을 만든 ‘루비살롱’의 사장 리규영에 대한 이야기로 영화는 시작한다. 리규영의 느슨하지만 끌리는 말솜씨는 예사롭지 않다. 하지만 <반드시 크게 들을 것>의 본격적인 이야기는 이 때부터다. 루비살롱을 서식지로 삼은 두 개의 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와 ‘타바코 쥬스’가 이 영화의 핵심이다. 영화는 갤럭시 익스프레스를 먼저 소개한다. “우주에서 온 록큰롤 전도사”가 그들의 애칭이다. 반면 타바코 쥬스는 이렇게 소개된다. “홍대 최고의 막장 밴드이자 찌질이들의 대마왕”. 지금 이 영화의 연출자가 바로 타바코 쥬스의 드러머다. 영화에는 두 개의 길이 있다. 갤럭시 익스프레스가 가는 길과 타바코 쥬스가 가는 길. 갤럭시 익스프레스가 각종 록페스티벌을 통해 인디 록음악계의 총아로 떠오르고 방송까지 진출했을 때, 타바코 쥬스는 팀원들끼리 싸우고, 누군가는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고, 해체를 겪는 등 우왕좌왕한다. 그들의 유명한 슬로건은“아마 잘 안 될거야”다. 관객은 이 두 밴드의 다른 길을 자연스럽게 목격한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매력적인 걸로 치면 타바코 쥬스가 한 수 위다. 감독 백승화는 첫 장편임에도 불구하고 사건을 구성지게 구축했고, 공연 장면도 놀랄만큼 멋지게 찍었으며, 무엇보다 그의 멋진 친구들을 우리에게 흥나게 각인시킨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이 하나 있다. 음반제작의 마지막 작업으로 자연스러운 녹음을 택한 타바코 쥬스가 자취방에 모여 통기타 한 대와 조잡한 실로폰 하나로 그들의 노래‘눈물의 왈츠’를 연주하고 합창한다. 이 허름한 공연의 감동은 장면을 보는 것으로만 가능할 것이다. 그러고 보니 <우린 액션배우다>와 통하는 점이 많은 영화다.

정한석/서울독립영화제2009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