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티타임 리턴즈
서울독립영화제2015 (제41회)
특별초청 단편
구교환 | 2015 | Fiction | Color | HD | 13min 52sec
SYNOPSIS
별이가 학교에서 빵을 받아왔다.
DIRECTING INTENTION
이 빵을 당신과 먹고 싶다
FESTIVAL & AWARDS
2015 제1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2015 제7회 서울국제초단편영화제
2015 제14회 미쟝센단편영화제
2015 제16회 대구단편영화제
2015 제20회 인디포럼
2015 제9회 대단한단편영화제
DIRECTOR
구교환
2011 <거북이들 Turtles>
2013 <왜 독립영화 감독들은 DVD를 주지 않는가?>
2014 <오늘영화>
STAFF
연출 구교환
제작 구교환
각본 이옥섭
촬영 조영천
편집 구교환
조명 이상수
음악 송별
미술 윤지아 조수연
조연출 윤지아
시 김이듬
출연 송별 박현영 이옥섭 임대형 함형래
PROGRAM NOTE
물을 쏟으면 흔적이 남는다. 책이 젖었다면 말려도 꾸깃거리고, 물이 마른 자리에는 미세하게 물때가 남는다. 무색무취의 물도 자국을 남기는데, 하물며 연애를 했던 시간이 아무렇지도 않게 마를 수는 없다. <방과 후 티타임 리턴즈>는 흔적에 관해 이야기한다. 명남의 동생 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기 전 요한과 명남은 사랑을 나눈다. 사랑을 나눌 때, 요한은 헤드 랜턴을 끼고 김이듬 시인의 <시골창녀>를 낭송한다. 둘의 흔적을 치우기도 전, 별이가 수업을 끝마치고 돌아왔다. 별이는 학교에서 가져온 빵을 꺼내 놓으며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들려준다. 별이의 담임선생님은 빵을 가져와서 만져만 보라고 했다는 것이다. 반 학생들이 모두 만진 뒤에는 그 빵을 먹을 사람이 있냐고 울컥하며 묻는다.연애가 끝났다고 해도 상대가 남긴 흔적까지 같이 끝나지는 않는다. 영화에서도 명남은 전 남자친구들이 사줬던, 녹색 스탠드와 노란 연필꽂이를 버리지 않았다. 그들 중 한 명이 좋아했던 밀키스 역시 끊지 못하고 있다. 혹 요한과의 연애가 끝난다고 해도, 그가 외우던 시를 단숨에 까먹지는 않을 것이다. 담임선생님이 돌린 빵은 아무도 먹지 않는다. 모두가 만졌으니 더럽다는 것이다. 방과 후에도 빵은 남아 있고, 담임선생님은 체육 선생님을 바라본다. 별이가 버리려고 가져온 빵을 요한은 아무렇지 않게 먹는다. 만졌다고 해서 빵이 변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감독 역시 ‘빵이고 자시고 흔적이고 자시고 그래서 연애 안 할 거야?’라고 묻는다. 서로에게 남은 흔적을 얼룩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 내가 그 사람을 사랑했기 때문에 더 진하게 남았을 뿐이다. 흔적을 얼룩으로 만들지 않는 방법은 서로가 갖고 있는 과거가 현재의 연애를 가능하게 했다고 믿는 것뿐이다. 따지고 보면 누구도 그 빵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다 알지 못한다.
김민범/서울독립영화제2015 관객심사단장